[데스크 칼럼] 이지효 문화부장

"대관료보다 냉·난방비가 더 나올 생각에 대관 신청을 하긴 했지만 선정이 돼도 걱정입니다. 충북문화재단에서 지원금을 받아야 하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지원금 중 절반 이상이 대관료로 지출돼야 하는 상황이에요. 대안은 없을까요?" 청주에서 활동하는 미술작가들의 이야기다.

청주시립미술관 오창전시관이 지난 9일까지 하반기 정기대관 신청을 마쳤다. 대관기간은 냉·난방을 할 수밖에 없는 7월 1일~8월 20일, 11월 30일~12월 31일 중 총 5차례만 가능하다. 9월과 10월에는 공예비엔날레 연계 기획으로 이미 날짜가 잡혀 있기 때문이다.

재단에서 지원을 받는 작가들은 미술관으로 등록된 정식 전시실에서만 전시가 가능하다. 하지만 청주에서 전시를 할 수 있는 공간은 극히 한정돼 있다. 청주예술의전당 전시실, 청주시립미술관 오창전시관, 한국공예관 갤러리, 충북문화관 숲속갤러리가 전부다. 이것도 예전에 비해서는 늘어난 것이지만 예술가들이 원하는 날짜에 전시를 하기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공예비엔날레 기간에는 연계 전시가 진행되기 때문에 대관이 힘들다.

대관이 가능한 청주예술의전당은 대전시실 냉방 1회에 7만5천원, 난방 1회 10만원, 소전시실 냉방 1회 5만원, 난방 1회 8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최근에 지어진 시립미술관 오창전시관의 경우 냉방 1회 6만원, 난방 1회 9만원으로 비쌌고, 한국공예관 전시실도 하반기와 동절기는 냉·난방비가 더해진 요금으로 대관을 하고 있다.

작가들이 냉·난방비를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1회 사용시간이 2시간 이내이기 때문이다. 냉방의 경우 하루에 4~5회가 필요한데 24만~30만원이 들어 대관료가 10만원일 경우 배보다 배꼽이 훨씬 큰 상황이 되는 것이다.

재단에서 지원을 받은 시각예술 분야는 청주지역만 42건이다. 재단의 지원을 받은 작가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전시를 하려고 하는 작가들의 부담이 큰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비엔날레 등 어쩔 수 없는 시기에 대관할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냉·난방비의 일정 부분 할인 혜택이 필요해 보인다는 대안도 제시되고 있다. 이것은 비단 오창전시관만의 문제는 아니다. 문화도시를 표방하는 청주시에 인프라가 그만큼 부족하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전시실 뿐만이 아니다. 공연장도 부족해 늘 대관 전쟁이 일어난다. 문화제조창을 리모델링 하면서 5층에 다목적 공연장을 만들긴 했지만 열린도서관 안쪽에 배치해 자리에 대한 문제부터 공연 전문가들의 의견수렴 없이 날림으로 지어져 문제가 되기도 했었다.

이지효 문화부장
이지효 문화부장

앞으로 공연장이나 전시실을 만들 기회가 된다면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무엇인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따져보길 당부해본다.

그리고 문화시장을 표방하는 한범덕 시장을 비롯해 자치단체장들이 말보다는 예산 책정부터 시작해 행동으로 보여주는 모습을 보여주면 시민들이 더욱 신뢰하는 자치단체장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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