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때 이른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11일 청주시 상당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과 소방대원들이 온 몸을 감싼 전신 방호복을 입고 폭염과 싸우며 코로나19 진료 업무를 보고 있다. / 김용수
코로나19 의료진 관련 자료사진. /중부매일 DB

충북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4차대유행의 기로에 서 있는 형국이다. 이달들어 다시 기세가 오르더니 최근에는 하루 평균 확진자가 10명을 크게 웃도는 등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발생지역도 특정 시·군이 아닌 도내 전역으로 퍼지고 장소도 다양하다. 무엇보다 학교와 학원을 중심으로 한 학내전파가 계속되고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런 까닭에 교육계는 물론 학생을 둔 가정들도 전전긍긍이다. 충북도에서 산하기관 직원들에게 사실상 금주령을 내릴 정도로 공직 분위기는 더 심각하다.

학교와 관련된 이번 주 발생현황만 봐도 학내전파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지난 20일 옥천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한날 다른 경로의 확진자가 각각 나왔고 청주의 학원 2곳에서 감염이 확인됐다. 이에따라 다음날 추가로 등교를 중단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학교만 도내 8곳에 이른다. 이달들어 확진자가 발생한 학교(유치원 포함)는 20곳 가까이 되고 학원·교습소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나마 다수의 학생이 감염되는 사례가 눈에 띄지 않아 다행이지만 광범위한 산발적 발생은 학내 감염공포를 부추긴다.

학교와 학원에서의 감염이 최근 증가하는 상황은 다른 시·도에서도 확인되는 데 등교수업 확대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에 비해 등교가 늘어난데다가 방역 피로감이 더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면 학생 감염원의 절반이상이 가족간 전파인 만큼 전반적인 확산세를 잡는 것으로 그 기세를 꺾을 수 있다. 우려스러운 상황이지만 해법이 비교적 손쉬운 셈이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가정내 전파가 진정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충북만이 아닌 인접한 타 지역의 발생추세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학생 감염과 더불어 방역상황을 악화시킨 또 다른 주범인 공직사회 발생은 다른 차원에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확진자 숫자 등 규모보다는 솔선수범해야 할 방역 일선의 일탈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이는 주민들의 방역자세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일벌백계의 조치가 뒤따른다. 더구나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이라면 더 많은 주의가 요구된다. 그렇지만 고삐만 옥죈다고 문제가 해소되지는 않는다. 고삐를 죄서 소를 물가로 데려갈 수는 있지만 물을 마시게 하지는 못한다. 강압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옥천 공무원 감염이후 나온 충북도의 조치를 봐도 그렇다. 사적모임·술자리 금지 등의 적절성 여부를 넘어 이같은 조치가 너무 남발된다.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지도 의문이다. 기강을 잡기 위한 조치여도 몇달도 안돼 계속 반복되어서는 '약발'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공직사회의 불필요한 회식·모임은 사라진지 오래다. 그러나 어느 선까지 가능한 지 여전히 의문이다. 개인방역 등 기본 수칙만 잘 지켜도 이런 뒷북은 불필요하다. 기본에 대한 꼼꼼하고 지속적인 점검이 요란하고 위압적인 조치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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