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청권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었던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이 나왔다. 아직 공청회 단계로 최종안은 아니지만 각 지역마다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변경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큰 틀에서 이번 계획안은 지방소멸 시대를 대비한 지역별 메가시티 구축의 밑그림을 담고 있다. 일부 수도권 교통난 해소 사업도 포함됐지만 수도권 초집중화의 대안인 광역생활경제권을 염두에 둔 것이다. 충청권만을 따져도 청주도심 통과 노선이 불발됐지만 시·도별로 건의한 주요 사항 대부분이 반영됐다.

지역적으로 봤을 때 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서 충청권은 선방(善防) 이상을 했다. 수십년간 개발에서 소외됐던 서해안에 KTX철도망 구축이 추진된다. 워낙 교통여건이 떨어졌던 곳이라 경부고속철과의 연결 등 큰 혜택이 예상된다. 충청권 전체로는 대전을 중심으로 한 광역철도가 두드러진다. 남북으로 향한 철도망이 동서마다 하나씩 4개 방향에 모두 새 노선이 만들어진다. 도시철도를 포함해 그야말로 철도허브로 발돋움하게 됐다. 여기에는 조치원에서 오송을 거쳐 청주공항을 연결하는 충청권 광역철도도 포함된다.

세종시는 대전과 오송을 잇는 도시철도 연장을 통해 교통여건이 크게 개선된다. 행정수도로서 국회이전을 대비하고 대전과의 연결성 또한 대폭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오송을 거쳐 청주공항까지 이동시간 단축은 도시 확장에도 기여할 것이다. 충북에서는 진천이 가장 큰 수혜지역으로 떠올랐다. 철도망은 고사하고 역(驛) 하나 없던 곳에 수도권과 직접 연결되는 노선이 들어선다. 수도권 남부와 동반성장이 가능해져 지역발전에 큰 동력이 기대된다. 이처럼 환영일색인 곳도 있지만 청주처럼 허탈해 하는 지역도 있다.

사실 이번 계획안의 충청권 최대 관심사는 충청권 광역철도망의 청주도심 통과 여부였다. 광역철도망 자체야 반영이 거의 확정된 상황이었지만 청주도심 통과는 국토부에서 계속 난색을 표했던 사안이다. 기존 충북선 노선을 활용하라는 주문만 거듭됐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시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노선으로는 답이 될 수 없다. 충북도가 요구한대로는 아니더라도 청주시민들의 이용을 이끌 절충점을 찾아야 했다. 도심 한복판을 관통하면 이용편의야 최대치가 되겠지만 사업성·경제성의 충족과는 거리가 멀다.

조(兆) 단위의 비용이 필요하지만 그 효과가 이에 못 미친다는 경제적 판단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그러나 청주도심 통과는 충청권 광역철도망 성패의 관건이나 다름없다. 충청권 광역경제권 핵심중 하나인 대전~세종간 연결 교통망은 이미 상당한 진척을 이뤘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청주와 이들 지역의 연결이다. 당장은 여건이 성숙되고 있는 세종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이를 통해 광역경제권, 메가시티로 가려면 다른 대안은 있을 수 없다. 충청권 광역철도의 내일을 생각한다면 청주도심 통과는 꼭 이뤄야 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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