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조태현 보령축제관광재단 대표이사

세상은 크고 작은 것들이 어우러져 전체가 만들어진다. 각자의 영역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워 서로의 우리가 되고, 살아남음은 고유한 색깔로 남아 서로를 끌어들인다.

보령은 산과 들 바다가 함께하는 작은 도시이다.

경제학자 슈마허는 인간이 자신의 행복을 위해 스스로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 규모를 유지할 때 비로소 쾌적한 자연환경과 인간의 행복이 공존하는 경제 구조가 확보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보령은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에 최적인 셈이다.

그동안 세계화 인식체계는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는 것이었다. 세계시장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고 이 상품을 자신의 지역 환경에 맞게 파는 전략이었다면, 최근의 틀은 지역 고유의 문화를 산업과 접목하여 다른 기업 또는 지역이 모방할 수 없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개발하는 전략으로 바뀌고 있다.

다시 말해, 디지털 시대의 세계화는 가격과 품질이 아니라 모방할 수 없는 차별성 즉 특이성이 경쟁력을 가진다는 말이다. 이 특이성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과거로부터 이어온 지역 문화가 이러한 특이성을 제공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지역 문화와 직접적인 연관 산업은 관광 산업이다. 관광 산업은 지역 문화를 판매하는 산업이다. 현재 글로벌 흐름은 작은 도시에 유리하다. 산업정책도 중앙에서 지역 중심 성장으로 전환되고 있다.

보령시 같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도시는 관광이 상당히 중요하다. 이것은 아날로그 문화와 감성을 유지하면서 이용을 디지털화한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매력적이다.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의 창궐은 사람의 이동을 정지시켰다. 그에 따라 여행도 함께 멈췄다. 멈춤은 일시적이다. 멈춤이 끝나는 날 이동하는 사람들을 따라 여행의 전환이 일어날 것이다.

이미 관광산업계에서는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관광 변화에 대해 다양한 해석과 미래 대책을 내놓고 있다. 국내관광 트렌드를 보면 관광을 통해서 건강증진과 삶의 질을 향상하고자 한다고 한다. 양적인 것보다는 질적인 여행, 불특정 다수와의 여행이 아닌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하는 소수 집단의 여행. 저렴한 비용의 여행 대신 가치와 품질, 안전과 위생이 확보된 여행 등이 그 예이다.

이런 변화 중에서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큰 변화는 일상을 벗어나는 여행에서 일상을 즐기는 여가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일상을 벗어난 여행도 여전히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가까운 곳에서 자주 시간을 보내는 여가 문화가 확산하리라 본다.

여가란 자유 시간 동안 행하는 강제되지 않은 활동을 말하며 여기에는 문화예술, 여행, 레포츠, 자기 계발 등이 포함된다. 사회는 점차 노동 중심 사회에서 여가 중심 사회로 변하고 있다.

특이성을 제공하는 지역 문화와 지역 문화 시설들과의 융합은 여행이라는 외부 조건과 만나 매력적인 도시가 된다. 이는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할 뿐만 아니라 그 도시를 찾는 여행객에게 도시 문화를 소비하게 한다.

관광 산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관광형태는 도시 관광이다. 이것은 자연이나 문화재를 단순히 구경하는 것을 넘어 방문한 도시가 보유한 고유문화를 여행객이 적극적으로 소비한다는 뜻이다.

보령은 세계적인 머드축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역 축제가 있다. 이는 시간적 제약으로 특정 시기에 한하는 단점이 있다. 또한 해양관광중심에서 내륙관광자원으로의 연계를 통한 보령지역의 폭넓은 관광활성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보령은 도시와 농어촌을 아우르는 작지만 커다란 장점이 있는 도시다. 이제 우리는 특정 지역에 국한된 자원을 활용한 관광이 아니라 도시와 농촌, 해양을 포괄적으로 연결하는, 걸으며 머물고 싶은 체류형 마음편한 도시 관광을 생각해 보아야 할 때다.

조태현 보령축제관광재단 대표이사
조태현 보령축제관광재단 대표이사

도시 자체가 지닌 총체적 매력, 자연적 인문적 자원, 시설, 서비스 등을 포함하여 어촌, 어항, 농촌과 함께하는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이루어진 건강하고 마음 편한 생태도시를 그려본다.

'걸으며 볼거리, 살거리, 먹을거리가 있는 도시. 지역의 자연환경과 문화를 소비하는 도시. 아날로그 감성과 디지털 시스템이 조화된 도시.' 벚꽃이 아름답게 핀 봄날 작은 도시 보령이 마음편한 여가 여행의 성지가 되는 꿈을 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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