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주도심 통과 노선이 빠진 충청권 광역철도망 구축계획이 청주시민을 비롯한 충북도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노선을 공유하는 대전, 세종과 달리 청주권이 철저하게 배척된 것에 대한 박탈감과 분노를 넘어 논리적으로도 타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명백한 근거들이 속속 확인되면서 반발 수위가 더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국가계획에서 빠졌으니 우리를 좀 챙겨달라고 보채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타당한 지적이자 외침이다. 정부 발표안대로 구축된다면 충청권 광역철도망은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한다.

지난 3일 청주서 열린 관련 정책토론회는 이같은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자리였다. 청주도심이 빠진 것에 대한 부당함은 물론 노선 변경이 안될 경우 광역철도망의 미래가 암울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지금 계획안으로는 청주권 교통수요를 담아낼 수 없어 적자누적이 이어지고 결국 구간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 이용률 전국 최하위인 청주지역 철도 노선을 계속 사용한다면 신규유입을 포기한 것과 다르지 않다. 거점도시 3곳중 하나인 청주도심 접근성 개선 없이 대전·세종과의 연결 확대는 공염불이다.

일정거리의 거점도시를 엮는 광역철도 본연의 기능을 살리려면 인구밀도가 높은 도심간 연결은 필수다. 그래야 각 지역이 하나의 생활권이 되고 이용자들은 일상통행이 가능해진다. 청주시민들에게도 이런 권리가 동등하게 주어져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충청권 광역철도가 된다. 이번에 계획된 국가철도망의 핵심은 메가시티의 기반이 될 광역철도망 구축이다. 이런 관점에서 청주도심 배제는 행정수도 세종시 건설에도 걸림돌이 된다. 균형발전 차원에서 세종은 인접지역과 함께해야 하는데 그 토대가 무너지는 셈이다.

철도이용 효율면에서도 충청권 광역철도망은 변경돼야 한다. 충북선 오송~청주공항 구간은 대한민국 미래 성장축인 강호축의 핵심이다. 지금도 충북선 일반철도와 화물철도, 서울까지의 일반철도가 이 노선을 함께 쓴다. 여기에 강호축 고속철도가 더해지는 만큼 추가노선은 과부하를 줄 수 있다. 특히 고속철도가 놓여지면 시속 250㎞의 속도로 인해 다른 열차의 운행속도가 문제가 된다. 하물며 시속 50㎞로 이에 크게 못미치는 광역철도가 끼어들면 열차속도의 큰 편차로 인해 운행 효율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정부발표 광역철도망 구축계획의 문제점이 낱낱이 드러남에 따라 충북뿐 아니라 대전과 세종 등도 반대에 동참해야 한다. 충청권 메가시티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들 지역의 미래도 잿빛일 뿐이다. 현재 권역별로 진행되는 메가시타 구축 경쟁은 이를 확인시켜준다. 수도권을 극복하는게 일차적 목적이지만 그 다음의 경쟁도 생각해야 한다. 이들 모두를 만족시키기란 불가능하다. 따라서 청주도심 통과 광역철도망만이 충청권의 미래를 담보한다. 충청권이라는 명분, 철도망 효율성의 실리는 우리가 다시 뭉칠 충분한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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