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충북도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청주시 청원구 한 도축업체 입구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실시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 중부매일DB

충북도 전역에 ASF(아프리카돼지열병) 위험주의보가 발령됐다. 제천시, 단양군과 접해있는 강원도 영월에서 확진사례가 나왔기 때문인데 도내 북부는 물론 중부와 남부지역까지 방역조치가 실시됐다. 당장 돼지농장 등 축산시설의 출입통제 등의 조치와 함께 일시적 축산차량 이동중지가 이뤄졌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전염병 차단을 위해서는 초기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접지역 양돈농가에 대한 긴급예찰에서 이상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현실적인 문제는 지금부터다. ASF와의 본격적인 방역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시작돼 지난 2019년 국내에 처음 발견된 ASF는 치사율 100%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첫 발생당시 경기도 김포·파주, 인천 강화 등지에 피해가 집중되면서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다행히 지난해 발생은 10월 강원도 화천의 농장 2곳에 그쳤다. 하지만 야생멧돼지 사체에서 바이러스 검출이 잇따르면서 양돈업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특히 얼마전에도 강원도 남부지역에서 같은 사례가 확인돼 주변의 우려를 키운 바 있다. 그랬던 ASF가 강원 최남단 영월의 양돈농가에 등장해 발등의 불이 됐다.

ASF의 위험 정도는 이 병이 퍼졌던 국가들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동유럽 등에서는 이미 풍토병이 됐으며 2018년 중국에서는 수억마리가 폐사됐고 이듬해 북한에서도 감염사례가 확인됐다. 일부 퇴치에 성공한 나라들도 수년에 걸쳐 사육돼지들의 소각 살처분 등 엄청난 피해를 감수해야만 했다. 국내에서도 예방적 살처분 등으로 2년여 동안 50여만마리의 돼지가 목숨을 잃었다. 그럼에도 조바심을 감출 수 없는 것은 야생멧돼지를 통한 감염 가능성이 상존하는데다가 입산활동이 빈번한 농촌 특성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정부에서도 2019년부터 수백억원을 들여 강원도 남북을 차단하는 860㎞의 광역울타리를 설치했다. 그러나 그 남쪽에 위치한 영월이 뚫린 것으로 보아 무용지물이 된 듯 싶다. 그만큼 충북 북부지역에 대한 경고음은 더 커졌다. 더구나 이는 ASF 발생지역이 점차 남하하고 있음을 의미해 충북을 지키기 위한 저지선 구축이 더 중요해졌다. 2년여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던 사안이지만 ASF 차단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까닭이다. 최일선에 선 충북으로서는 전면적인 맞대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가축 전염병으로 인한 피해는 연례행사가 되다시피한 고병원성 AI(조류 인플루엔자)가 말해준다. 충북만 봐도 많게는 한해 수백억원에 이르는 예산을 쏟아붓는다. 초겨울부터 봄까지 긴장이 이어져 피로도도 크다.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에 대한 설명은 '계란파동'만으로도 충분하다. 돼지고기는 우리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식재료다. 그 역사도 길지만 주요 먹을거리가 된지 오래다. 뒷감당 등을 넘어 국민 건강차원에서라도 ASF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 우리가 뚫리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는 마음으로 대처해 나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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