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유창림 기자]청각·언어 장애인의 119 신고를 위한 수어통역 시스템이 전국 최초로 충남소방본부에 도입됐다.

지금까지 청각·언어 장애인이 119신고를 하기 위해서는 수어 통역사나 지인에게 도움을 받는 간접적인 방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신고의 신속성과 정확성에 한계가 있었다.

문자 메시지를 활용한 신고도 가능하지만 정확한 환자 정보나 현장 상황 파악이 지체되는 등 소방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실제 충남119종합상황실로 작년에 접수된 청각·언어 장애인 신고는 총 66건으로 이중 가족과 지인을 통한 접수가 48건, 문자 메시지 신고가 9건을 차지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수어 통역 시스템에 따라 5월부터는 청각·언어 장애인이 119로 신고를 하면 상황요원과 전문 수어 통역사가 동시에 영상통화로 연결된다.

수어로 표현하는 신고내용은 통역사가 소방관에게 음성으로 전달하고, 환자 및 현장 상황 파악을 위한 소방관의 질문 또한 수어로 신고자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도 소방본부는 수어 통역을 위해 지난 3월 24시간 운영되는 수어 통역 전문 기관 '손말이음센터'와 업무 협의를 마쳤다.

도 소방본부는 7일 119종합상황실에서 양승조 충남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시연회를 열고 본격적인 서비스의 시작을 알렸다.

이와 함께 도 소방본부는 3자 통화가 연결되는 동안에도 장애인이 눈으로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수어카드' 14종을 자체 제작해 4월 중 검증을 끝냈다.

수어카드에는 '대피하세요', '어디가 아프세요?', '휴대폰 화면을 돌려 현장을 보여 주세요' 등의 문구와 함께 같은 의미를 수어로 표현하는 통역사의 사진이 담겨 신고 장애인의 이해를 돕는다.

이날 시연회에 참석한 양 지사는 "소방본부의 세심하고 적극적인 행정이 도내 2만3천여 청각·언어 장애인들의 안전복지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렸다"며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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