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대중화로 20년 '친환경 경영' 솔선수범

㈜신탄진주조는 대전 대덕구 유일의 전통주 생산업체다. 사진은 유석현 본부장, 유황철 대표, 노점옥 이사.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막걸리와 청주를 생산하는 대전 대덕구 유일의 전통주 제조업체가 저탄소·친환경 경영 실천에 나서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신탄진주조. 지난달 20일 대전 대덕구로부터 자발적 RE100 탄소중립 캠페인 1호 기업으로 지정받았다.

다음 세대를 위해 일부 제품용기를 플라스틱에서 유리병으로 변경하며 친환경 실천에 앞장서고 있는 ㈜신탄진주조를 찾았다. / 편집자

 

신탄진주조의 뿌리는 가양주다. 유씨 종가 대대로 내려오는 가양주를 제품화하기 위해 40여년 된 산막양조장을 인수, 쌀막걸리와 청주를 빚고 있다.

전통주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실험을 거듭한 지 올해로 20년째. 유황철 대표는 좋은 재료가 좋은 술을 만든다고 믿는다.

술맛을 책임지는 사람은 유 대표의 아내 노점옥 이사다. 유씨 종가의 셋째 며느리인 노 이사는 가양주의 대중화를 위해 전통주 대량화 기술을 익히고 배워 2005년 햅쌀 막걸리를 출시하기도 했다. 판로 개척의 어려움으로 햅쌀막걸리는 더이상 생산을 하지 못하게 됐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주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쌀과 전통누룩은 신탄진주조에서 생산하는 술의 깊은 맛을 책임진다. 전통 발효 기법과 엄격한 주질관리, 위생관리를 통해 신탄진주조만의 자부심 가득한 상품이 탄생했다.

그 결과 2011년과 2015년, 2016년 우리술 품평회에서 국내산 원재료를 사용한 신탄진주조의 술은 우수상을 수상하며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전혀 머리가 아프지 않고 뒤끝이 깨끗해 숙취 부담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2011년 대덕주로 우리술 품평회에서 우수상 수상, 2015년 역시 대덕주로 우리술 품평회 우수상을 수상했고, 그 해 대전 우리술 품평회 탁주·약주 대전대표술로 선정됐다.

2016년에는 충남도시가스 이응로미술관 신탄진주조 콜라보 프리미엄 대덕주 500세트를 완판하고 대전시 트램 모형주로 대덕주가 선정되기도 했다. 그해 우리술 품평회에서도 우수상을 차지했다.

신탄진주조에서 생산하는 제품들. 왼쪽부터 대덕주 프리미엄 제품 대덕주단상지교, 약주 대덕주, 택주 생유막걸리, 청주 하타.
신탄진주조에서 생산하는 제품들. 왼쪽부터 대덕주 프리미엄 제품 대덕주단상지교, 약주 대덕주, 탁주 생유막걸리, 청주 하타.

현재 신탄진주조에서 생산하는 술은 우리술 품평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약주 대덕주와 대덕주의 프리미엄 제품인 대덕주단상지교, 청주 하타, 탁주 생유막걸리가 있다.

대표 상품은 대덕주다. 유씨종가의 술맛은 먹어 본 사람이 알았다. 술맛에 반해 집안엔 늘 손님이 북적였다. 유씨집안 대대로 내려왔던 가양주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양조장을 인수하고 대덕주(큰 덕을 담은 술)로 탄생시킨 주인공이 노점옥 이사다. 그렇게 대덕주는 가양주 제품화의 성공모델로 자리잡았다.

대전의 대표 막걸리로 선정된 생유 막걸리에 대한 유황철 대표와 노점옥 이사의 자부심은 특별하다. 국내산 멥쌀과 찹쌀, 밀을 이용해 주모 밑술 1단, 2단, 3단 사입으로 저온숙성을 거쳐 효모가 살아 숨쉬는 생막걸리가 탄생한다.

2017년에는 신제품인 청주 하타를 선보였다. 백제인이었던 하타는 술 빚는 능력과 물을 다스리는 기술이 뛰어났다. 바다 건너 일본에 술 빚는 법을 전파해 현재까지 일본의 주신으로 모셔지고 있다.

신탄진주조의 하타는 쌀(삼광미)과 입국(쌀알에 아스퍼질러스 오리제를 번식시킨 농촌진흥청 특허균주)에 지장수를 과수해 발효시킨 후 맑게 여과한 청주다. 한국 청주의 부활을 이끌기 위해 우리나라 품종쌀인 삼광미를 사용했다.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대전시 특산품으로 선정된 대덕주단상지교는 대덕주의 프리미엄 제품이다. 국내산 찹쌀과 멥쌀을 국내산 누룩과 발효해 1단, 2단, 3단 사입으로 100일 이상 발효와 숙성을 거친 전통 찹쌀 동동주다. 대덕주보다 누룩 함량이 높고 인공감미료를 첨가하지 않고 재료 본연의 술맛을 극대화했다.

신탄진주조의 술을 맛본 사람들은 온라인을 통해 술을 구매한다. 실제 상당부분의 매출이 온라인 판매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노점옥 이사는 "신탄진주조하면 하타나 대덕주단상지교가 떠오르면 좋겠다. 정말 좋은 술, 먹고 싶은 술을 만들기 위해 정성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좋은 술을 빚는 신탄진주조는 착한기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17년에는 사랑의 열매로부터 착한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일부 제품용기를 플라스틱에서 유리병으로 변경, 신재생에너지 융복합사업에도 참여하는 등 태양광발전시설도 설치할 예정이다.

대덕형 RE100 1호 기업 선정에는 유석헌 본부장의 역할이 컸다. 아들의 적극적 제안에 손주만 다섯인 할아버지 유황철 대표는 친환경 경영을 흔쾌히 수락했다.

"바다 위 플라스틱 섬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어요. 우리 아이들을 위해 작은 실천이라도 해보자고 제안드렸는데 아버지께서 받아들여주셨죠."

일부 플라스틱으로 된 술병을 유리병으로 변경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유 본부장은 막걸리 병을 재활용 가능한 병으로 변경하고 라벨도 잘 떨어지는 라벨로 전환하기 위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 시 사용하는 아이스팩도 환경오염이 안 되는 무해한 종이 아이스팩으로 바꿀 계획이다. 배송 차량은 전기차로 이미 바꿨다. 공장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면 탄소제로를 실현할 수 있다. 공장 안에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전기차 충전소도 신청했다.

착한 경영을 책임지는 유황철 대표, 술맛을 책임지는 노점옥 이사, 친환경 실천에 앞장서는 유석헌 본부장까지 신탄진주조의 도전은 실험적이지만 전통의 뿌리 위에 깊은 신뢰를 쌓고 있다.

대덕형 RE100 캠페인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대덕구 유일의 전통주 생산업체 ㈜신탄진주조. 전통주 생산업체의 새로운 도전이 전통주 생산방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된다.
 

▶대덕형 RE100= 국제단체인 CDP 위원회 등의 주도로 2050년까지 기업(연간 100GWh(0.1TWh) 이상 전력을 소비하는 기업)이 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고 선언하는 자발적 캠페인 RE100의 대전 대덕형 모델이다. 2030년까지 사용전력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겠다고 선언한 기업과의 협약을 통해 대덕구 전체의 탄소중립 2050 실현을 앞당기기 위한 캠페인이다. 5인 이상 대덕구 소재 기업이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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