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색동박물관서 오는 15일까지 전시
개화기~1960년대 복식 미적 가치 확인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 "타임머신 타고 시간여행"

기증자 조정화(오른쪽 세번째)씨와 그 이종사촌들.
기증자 조정화(오른쪽 세번째)씨와 그 이종사촌들. / 이지효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예전에나 볼 수 있었던 색동저고리와 배냇저고리, 이모가 입었던 한복도 보고 이번 전시를 계기로 오랜만에 이종사촌들 얼굴 보고 이야기하니 타임머신 타고 시간여행한 기분이에요."

청주에 사는 박공규(72)씨는 이종사촌 여동생 조정화(65)씨에게 한국색동박물관에서 정화씨 오빠 조정호(67)와 그 모친(박공규씨 이모)이 보관해 남겨주신 소장품들을 기증해 전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조정호씨와 조정화씨는 지금은 거의 볼 수 없는 개화기에서 1960년대 복식의 미적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의상과 장신구 등 실물 자료를 서울 종로에 위치한 한국색동박물관에 기증했다.
 

기증자 조정호와 조정화가 어릴적 입었던 한복.
기증자 조정호와 조정화가 어릴적 입었던 한복. / 이지효

이에 한국색동박물관(관장 양지나)에서는 2021년 봄 첫 기획전으로 '조정호 조정화'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기증전을 오는 15일까지 전시중이다.

기증자 조정화씨는 "우리 형제들은 어린 시절에 대를 잇는 유물을 보며 긍지감을 갖고 성장했고, 시대의 격동기를 살아오신 부모님들이 조상님의 삶의 문화와 품위를 지키기 위해 애쓰시던 모습을 기억한다"며 "오랜 세월이 지나며 아름다운 우리의 생활 소장품들이 상해져 안타깝게도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으나 어머니가 소중히 보관해 남겨두신 몇몇 소장품들이 남아있었다"고 밝혔다.

조씨는 "이 유물들이 소홀히 지나치지 않도록 저희 남매는 개화기에서 1960년대 복식의 미적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의상 몇 점과 장신구 등의 소중한 실물자료 소장품들을 한국색동박물관에 기증하게 됐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100여년 전 복식문화의 아름다움과 가보의 의미를 새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1959년 조정원의 돌복.
1959년 조정원(막내)의 돌복.

조씨 남매가 기증한 것은 조선시대부터 개화기를 거쳐 1960년대까지 우리나라 어린이의 배냇저고리와 어린이 복식, 혼례 때 사용했던 복식과 머리치례, 몸치례 등으로 당시 사진속 장신구와 복식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양지나 관장은 "조정호, 조정화 남매가 입었던 색동저고리는 아이들이 성장함에 따라 저고리를 길게 덧대 입혔던 것이 그대로 남아있어 복식사 연구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견 숫고사 조각보 1930년~70년대 제작
견 숫고사 조각보 1930년~70년대 제작. / 이지효

또 양 관장은 조씨 남매의 조모가 193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제작했던 조각보의 예술성을 극찬했다.

양 관장은 "이 시대에 이런 바느질과 보색의 처리는 지금봐도 너무 아름답다"며 "이 보자기는 학회에서 연구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특별한 전시를 보기 위해 박씨를 비롯한 이종사촌들이 전국에서 한자리에 모였다. 청주, 안산, 의왕 등에서 모여 어린시절로 시간여행을 떠났다.

이날 모인 조씨와 이종사촌들은 입을 모아 "타임머신 타고 시간 여행 한 기분"이라며 "뜻 깊은 일에 함께해 뿌듯하다"고 밝혔다.
 

바느질용품. 1940년경부터 사용해왔던 골무와 용품들.
색동저고리 1950년대, 치마 한국색동박물관 제작 2020년
색동저고리 1950년대, 치마 한국색동박물관 제작 2020년

 

색동 두루주머니와 은파란노리개.
색동 두루주머니와 은파란노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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