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동빈 사회경제부 차장

잠잠했던 충북에서도 결국 터졌다. 충북개발공사가 부동산투기 수사선상에 올랐다. 지난 7일 충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충북개발공사 고위 간부 Q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사무실과 Q씨 집, Q씨와 거래한 업자의 사무실 등이 대상이었다. 이 과정에서 Q씨가 오랜 기간 사용한 업무용 PC 등을 확보했다.

경찰 수사라는 거센 파도가 몰아치자 충북개발공사 내부는 두 가지 이유로 크게 동요하고 있다. 부동산 투기 외 이권개입 등 다른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과 이번 수사가 Q씨 개인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Q씨는 충북개발공사 내에서 10여년 간 실권을 쥐고 있던 실세 중 실세로 알려졌다. 추진 사업에 각종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소문이 지역정가에 널리 퍼져있다. 그런 그가 경찰 발표대로 청주 넥스트폴리스 산업단지에만 투기했을 거라고 믿는 사람은 적다. 충북개발공사 관련 다른 의혹이 추가로 터질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걱정은 Q씨만 그랬겠냐는 것이다. 직원들에 따르면 권력을 오랫동안 유지해온 Q씨를 추종하는 세력이 다수 존재한다. '업자랑 골프를 쳤다더라, 같이 여행갔다더라'하는 갖가지 풍문은 오래전부터 조직을 덮고 있다. 직원들도 도덕적해이가 만연하다고 느낄 정도인데, 부동산 불법투기든 이권개입이든 Q씨 혼자만 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내부에서조차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신동빈 사회부 기자
신동빈 사회경제부 차장

조직 내부에서는 "차라리 잘 됐다. 이참에 관행으로 행해지던 잘못된 부분들을 뜯어고쳐야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비리 없이, 유착 없이 올곧게 일하다 바보취급 받은 사람들이 내는 목소리다.

부동산 투기 수사에 사활을 건 경찰은 관련 범죄혐의를 줄줄이사탕으로 엮어낼 것이다. 충북개발공사는 거센 파도를 온전히 견뎌내고 내부쇄신을 통해 실추된 명예를 되찾아야 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