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조사 측정결과 단 하루로 기준치 넘은 적 없는 충남기준치 적합
1차 조사 측정지 주변서 다량의 생활쓰레기 소각 신뢰할 수 없어

예당2산단 예정지역
예당2산단 예정지역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예산군은 산업형관광도시의 완성을 위해 다수의 산단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중 90만7천108㎡규모 1천294억원의 민간 자본이 투입되는 예당2산단은 총 3천200여명의 고용 효과와 1조4천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당초 산업단지계획 승인 고시를 연초에 마치고 4월 착공해 2024년 3월 준공을 목표했으나 이 같은 계획은 7~8개월 정도 미뤄졌다.

고덕면 지곡리, 상장리, 오추리 일원에 조성될 예산2산단을 놓고 주민간 찬반 여론이 갈라졌기 때문이다.

찬성 측이 지역발전을 위해 산단이 조성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 측은 예당2산단에 앞서 조성된 예당산단에서 인체 유해물질인 벤젠이 발생하고 있고 벤젠 발생 문제가 해결되기 전 까지는 예당2산단 조성을 중단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벤젠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지정한 1군 발암물질로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백혈병과 암 등을 유발하는 유해물질이다.

중부매일은 지난 2월과 3월 2차에 걸쳐 진행된 환경 대기질 조사결과를 분석해 봤다. /편집자

 

보건환경연구원의 2차 조사기간 벤젠 검출농도는 모두 평균 이하

보건환경연구원의 예당산단에 의한 벤젠 검출량을 측정하기 위해 두차례에 걸쳐 고정식과 이동식 대기질 측정을 실시했다. 2차 조사에서 고정식은 예당산단 내에서, 이동식은 예당2산단 조성지역 주변인 고덕면 상장2리 마을회관과 도랑골 노인회관 주변에서 실시됐다.

벤젠의 국가 환경기준은 연간 평균치 5㎍/㎥ 이하(충남 3㎍/㎥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예당산단에서 3월 12~17일 집중적으로 실시된 벤젠 측정 결과 평균농도는 1.9㎍/㎥(0.4∼4.0 ㎍/㎥)로 도 환경기준 연간 평균치(3 ㎍/m3) 보다 낮았다.

일별로는 12일 1.3㎍/㎥, 13일 2.3㎍/㎥, 14일 2.2㎍/㎥, 15일 1.4㎍/㎥, 16일 4.0㎍/㎥, 17일 0.4㎍/㎥으로 평균치를 넘는 건 16일 뿐이었다.

특히 환경단체는 16일 최대 농도로 측정된 오후 8시경 25.3㎍/㎥을 지목하며 예당산단에서 벤젠이 충남 기준치의 8배가 발생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중부매일은 같은 날 이동식으로 측정된 고덕면 상장2리 마을회관과 도랑골 노인회관 주변에서 실시된 이동식 결과를 찾아봤다.

3월 16일 상장2리 마을회관 주변 이동차량에서 측정된 벤젠의 농도는 0.9㎍/㎥로 예당산단 측정 결과와는 전혀 달랐다. 예당산단에서 발생한 벤젠이 마을까지 이동하는 시간을 감안, 17일 이후(17~22일 17일 1.5㎍/㎥, 18일 2.1㎍/㎥, 19일 2.4㎍/㎥ 등)를 비교해도 기준치를 초과한 날은 없었다.

예산군 산업단지 위치도
예산군 산업단지 위치도

상장2리 마을회관의 14일간 측정결과 평균은 1.6㎍/㎥으로 충남 기준치의 절반 수준이었고 기준치를 넘어선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도랑골 노인회관의 결과는 벤젠에서 더욱 안전했다.

16일 도랑골 노인회관의 벤젠 농도는 1.1㎍/㎥로 충남 기준치의 1/3 수준이었다. 17일 이후의 벤젠 농도 역시 17일 1.2㎍/㎥ 18일 2.0㎍/㎥로 19일 1.3㎍/㎥이었다. 14일간 평균치는 1.1㎍/㎥이었으며 벤젠이 충남의 기준치를 넘어서는 경우는 단 하루도 없었다.

16일 예당산단에서 발생한 기준치를 벗어난 벤젠이 주변 마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사실은 긍정적이지만 오후 8시경 25.3㎍/㎥을 기록하며 16일 평균치가 충남 기준치를 넘어선 원인을 찾는 것은 숙제로 남았다.

 

1차 조사는 신뢰할 수 있나?


보건환경연구원은 2차 조사에 앞서 2월 2일~15일 14일간 2차 조사와 같은 장소에서 대기질 벤젠 농도 조사를 실시했다.

상장2리 마을회관 주변에서 실시된 이동식 조사에서 벤젠 일평균농도는 0.7~4.9㎍/㎥, 측정기간 평균 2.0㎍/㎥로 충남기준은 충족했으나 일별 기준으로 봤을 때는 12~14일(12일 3.2㎍/㎥, 13일 4.9㎍/㎥, 14일 4.0㎍/㎥) 3일간 기준치를 초과했다.

도랑골 노인회관 주변에서 실시된 이동식 조사에서도 벤젠 일평균농도는 0.6~5.8㎍/㎥, 측정기간 평균 2.3㎍/㎥로 충남기준을 충족했으나 충남기준을 넘어서는 날도 4일 발생했다. 11일 3.5㎍/㎥, 12일 4.0㎍/㎥, 13일 5.8,㎍/㎥ 14일 3.1㎍/㎥이었던 것.

2월 11일~14일은 설 연휴 기간이었다. 예당산단 가동률이 평일 대비 현저히 줄어드는 기간이었음에도 벤젠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이상 현상이 발생한 셈이다.

이를 두고 예당2산단 주민추진위원회는 설명절 동안 집중된 농촌 생활쓰레기 소각에 주목했다. 이 당시 대기질 측정이 실시되는 주변에서 다수의 생활쓰레기 소각이 이뤄진 것이 확인됐다.

예당2산단 주민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농촌은 농업잔재물과 생활쓰레기 처리 문제가 심각한 단계에 있으며 쓰레기 처리 방법이 없어 각자 소각 밖에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립대학교 환경공학부와 국립환경연구원이 2019년 춘계학술연구발표회에 담은 논문에 따르면 노천에서 농업잔재물을 소각할 경우 다량의 미세먼지와 유기성 화합물질이 대기 중으로 배출되고 벤젠고리 2~3개로 연결된 PAHs 화합물의 배출 구성비가 81~95%로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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