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전지 방식 은행나무 전지작업에 미관 저해·주민 반발
보은군 "지속 민원… 오는 11월 수형 고려 후속조치 예정"

지난 14일 보은 속리산면 사내리 관광지 상가를 가보니 일부 가로수가 크게 가지치기돼 있다. / 안성수
지난 14일 보은 속리산면 사내리 관광지 상가를 가보니 일부 가로수가 크게 가지치기돼 있다. / 안성수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속리산 주변 관광지 상가에 크게 가지치기된 가로수를 두고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악취, 간판 가림 등 문제 해결을 위해 진행된 조치지만 관광지인 만큼 수령을 고려했어야 한단 주장이 나온다.

지난 14일 보은군에 따르면 지속돼 온 민원 처리를 하고자 지난달 30일 속리산면 사내리 상가에 있는 은행나무 130주 중 일부인 14주를 가지치기했다.

문제는 이 때 전지작업이 강전지(가지를 많이 치거나 수형을 축소) 방식으로 진행된 탓에 관광지 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것이다.

당초 군은 솎아내는 정도의 전지작업을 계획했지만 인접 식당주인들의 강한 요구로 부득이 강전지로 진행이 되버렸다는 설명이다.

본래 은행나무는 원뿔형 수관이 형성되도록 가지치기 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현재 속리산면 은행나무는 큰 가지까지 잘려 벌거숭이 형태가 됐다.

지난 14일 보은 속리산면 사내리 관광지 상가를 가보니 일부 가로수가 크게 가지치기돼 있다. / 안성수
지난 14일 보은 속리산면 사내리 관광지 상가를 가보니 일부 가로수가 크게 가지치기돼 있다. / 안성수

강전지의 경우 겨울에 진행하는 게 가장 좋지만 이번 조치는 그 시기를 훌쩍 넘겨버려 주민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다. 일부에서는 수형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속리산으로 관광을 온 A(62)씨는 "아무리 민원이 있더라도 충북을 대표하는 관광지인데 수형을 고려하지 않은 건 실수"라고 말했다.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군은 나머지 116주에 대한 전지작업을 중지하고 최근 속리산면 주민단체와 협의, 오는 11월 후속조치를 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보은군 관계자는 "수년간 지속돼 온 민원이었고 인접 주민들이 작업 중 가지를 더 쳐달라 계속 요구하면서 큰 가지까지 자르게 됐다"며 "오는 11월 관광지에 걸맞는 수형을 고려해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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