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박성진 교육부장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오는 2학기부터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전면 등교 방침을 지난 17일 재확인했다. 등교 수업을 통해 학교 수업 운영의 정상화를 확립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가 전면 등교 방침을 밝히기에 앞서 김부겸 국무총리도 전면 등교 수업을 표명했다. 유 부총리는 전면 등교 수업 개시를 위한 근거로 최근 3주 간의 학교 내 학생 확진자 비율을 삼았다. 이 기간 학교 내 학생 확진자 비율은 유·초·중·고 학생 10만명당 18.9명으로, 전체 인구 10만명당 확진자가 25.1명인 것과 견줘 다소 낮은 추세라라는 것이다. 유 부총리는 싱가포르, 영국, 중국 등 3개 국가의 전면 등교 사례도 들었다. 전면 등교 수업의 당위성을 설명하면서도 서둘러 진행할 일은 아니라고 경계했다. 전면 등교의 필요성이라는 방향은 정했지만 속도는 코로나19와 관련된 내·외부 상황에 따라 조절해야 한다는 의미다.

유 부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코로나 학교 방역 관련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나온 만큼 교내의 철저한 방역에 따른 조치인 것은 더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다만 우려스러운 점은 있다. 비대면 수업의 장기화로 급격한 학력 저하는 더 이상 이상한 일도 아니다. 중위권의 양극화는 더욱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자기학습 주도 여부에 따라 학생 간 학력 격차는 하늘과 땅 만큼 벌어지고 있다. 온라인 수업을 통해 공부만을 강조하다보니 인성 교육은 온데간데 없다. 되려 인성이 추락하는 결과가 꿈틀거리며 최악으로 가는 분위기다. 사이버 교권 추락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을 정도다.

학생들이 교사들의 수업 장면을 녹화해 퍼나르며 비하한다거나 교사의 얼굴에 이상한 사진을 합성하는 해괴망측한 짓까지 나온다고 한다. 비대면 수업의 장기화에 따른 이 같은 부작용이 속출하면서 당장 교육당국은 대면 수업의 유혹을 떨쳐버리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부작용을 우려해 또 다른 후폭풍을 몰고올 수 있는 판단을 내려서는 안 된다. 지난 12~17일 엿새 간 충북지역에서는 학생과 교사 16명이 잇따라 코로나에 감염됐다. 청주와 음성에서 병설 유치원 교사와 초등학생, 중학생이 연이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더욱 심각한 건 충북도교육청이 지난 11일까지 3주 간 '학교·학원 방역 특별 주간'을 운영하며 각급 학교 등의 방역실태를 점검한 가운데 이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2학기 전면 등교가 합리적인 판단인지 의문이다.

박성진 사회부장
박성진 교육부장

섣불리 전면 등교 수업을 진행한 이후 학생과 교사의 무더기 감염이 현실화 될 경우 학교가 또 다른 거대한 감염원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500대 이상의 코로나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 백신을 접종한 국민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지만 절대 폭발적인 연쇄 감염이 또 다시 발생하지 않으라는 법이 없다. 전면 등교의 중요성은 수없이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지만 서두를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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