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미국 오클라호마 주립대의 한 연구팀이 동물의 지능한계를 알아보기 위해 15세 된 침팬지에게 수화를 가르쳤다. 갖은 노력을 다해서 140여개의 단어를 가르치고 이 단어들을 자기 생각에 따라 결합할 수 있도록 해보았다. 이 침팬지가 수화를 통해서 어떤 의사를 표현하는지가 중요한 관심사였다.

그랬더니 이 침팬지가 맨 처음으로 표현한 말은 'Let me out'이었다고 한다. 즉 '나를 놔달라'는 것이었다. 제발 당신들 때문에 귀찮아 죽겠으니 나를 좀 자유롭게 해달라는 의사를 표현한 것이다. 이처럼 자유란 짐승도 원한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놀라운 실험결과이다. 하물며 우리 인간은 어떠하겠는가?

한 방송국에서 행복의 조건을 묻는 여론조사를 했는데 그 순서가 '긍정-관계-자유-나눔'의 순으로 나왔다고 한다. 긍정적인 삶을 살 때 행복을 느끼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행복을 찾고 억압과 두려움에서 해방되어 자유로울 때 행복감에 젖어들고 베풀고 나눌 때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장 자크 루소는 "최고의 행복은 권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유에 있다. 이것이 나의 원칙이며 교육에 접목시켜야 할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소련은 한때 집단 농장 체제를 실시하였는데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시험적으로 정치범으로 구성된 소련 인구의 1%를 선발하여 그들에게 가장 나쁜 땅을 사유지로 분배해 주었다. 박토에서 자유롭게 농사를 지어 그것을 먹게 한 것이다.

얼마 후 그 결과를 조사했는데. 실로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소련의 전체 농업생산량의 27%가 그 박토에서 생산된 것이다. 감자는 62%, 우유나 쇠고기는 34%, 달걀은 47% 등 종합 27%가 불과 1%의 정치범 농민들의 손에 의해서 생산된 것이다. 통제와 자유가 생산에 끼치는 영향은 이만큼 달랐던 것이다.

몹시 굶주려 뼈와 가죽만 앙상하게 남은 늑대가 어느 날 숲 속에서 반지르르 윤이 나고 살이 토실토실한 개를 만났다. 늑대가 물었다. "넌 참 행복해 보이는구나!" 개가 대답했다. "나랑 같이 가자. 너도 나처럼 될 수 있어. 너를 좀 봐. 너무 볼품없고 비참해. 그렇게 있다간 굶어죽고 말 거야."

다시 늑대가 물었다. "널 따라가면 난 뭘 해야 하는데?" 개가 말했다. "별거 없어. 가끔 사냥도 나가고, 집에서는 주인한테 잘 보이기만 하면 돼. 그러면 주인이 귀여워해 주고 맛있는 음식도 갖다 주지"

늑대가 기쁜 마음으로 개를 따라가다 문득 개의 목에 걸려 있는 목걸이를 보며 물었다. "그게 뭐야?" 개가 말했다. "이거?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내가 차고 다니는 목걸이일 뿐이야"

늑대가 말했다. "목걸이! 그럼 넌 마음대로 다니지 못한다는 말이니? 개가 변명했다. "늘 그런 건 아냐. 그리고 그게 뭐가 중요해. 대신 맛있는 음식을 얼마든지 먹을 수 있잖아" 늑대는 "그렇지 않아, 나한테는 무척 중요해. 아무리 맛있는 진수성찬을 준다고 해도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자유와 바꿀 수 없어"라고 말했다.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아마 감옥에 오래 눌러 있고 싶어 하는 사람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계 어디서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왜 그럴까? 먹을 것 때문인가, 입을 것 때문인가, 아니면 잘 곳 때문인가, 아니다. 그곳에는 자유가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유를 갈망한다, 인간의 최대의 행복은 자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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