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반 연계성 향상

[중부매일 박재원 기자] 충북이 철도망 구축에 공을 들이면서 지역 혈맥인 도로망은 소외되는 분위기다.

사통팔달 지위는 사실상 철도가 아닌 도로인데도 말이다. 지역 내 원활한 소통과 광역 간 수월한 연계성은 도로에서 시작된다.

일상생활과 너무 밀접해 무감각했던 도로. 사회 전반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주는 충북도의 도로 정책을 짚어봤다.

◇제천~영월(동서6축) 고속도로 = 충북도의 주요 성과는 단연 '제천~영월(동서6축) 고속도로'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다.

제천 금성면~단양 영춘면~강원 영월군을 연결하는 29㎞ 구간의 동서 고속도로다.

동서6축(안중~삼척) 250㎞ 고속도로의 일부로 앞서 평택 안중~음성~충주는 2014년, 충주~제천은 2015년 개통했다.

도는 제천~영월 구간의 실현을 위해 2015년부터 당위성을 개발해 왔고, 지속적인 건의를 통해 지난해 8월 기획재정부의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사업추진을 동의했다.

4차로 계획된 제천~영월 고속도로가 개통하면 제천·단양지역의 관광과 산업 접근성이 향상되고, 강원 영월의 풍부한 관광 인프라와 연계해 11만 명의 관광수요 발생은 물론 고용효과도 있어 지역 경기에 도움을 줄 것으로 도는 분석했다.

◇도로등급 국도·국지도 승격 = 충북도의 도로 정책의 눈에 띄는 성과는 오창~미원(31㎞·54만511호선) 지방도가 국지도96호선으로, 괴산~감물 군도(5.5㎞·19호선)가 국도19호선으로 승격했다는 점이다.

도로 등급 상향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으나 도로 등급에 따라 예산 운용 방식이 달라진다.

지방도와 군도는 도와 해당 자치단체에서 건설비용을 부담하고, 국도는 국가에서 부담한다. 국도에 포함되면 자치단체에서는 그만큼 예산을 아낄 수 있다.

등급 승격도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도는 2019년 도로승격을 국토교통부에 요청했고, 지속적인 건의로 올해 6월 승인을 받아냈다.

오창~미원 구간은 4차로 확장과 괴산~감물은 2.3㎞ 신설이 필요하다. 양 구간이 국도와 국가지원지방도로 승격되면서 총사업비 2천284억원 중 1천681억원을 국비로 충당할 수 있게 됐다.

도로 승격이 없었다면 이 비용을 고스란히 도에서 부담해야 하고, 예산 확보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사업 추진도 지지부진해질 수 있다.

충청내륙고속화도로.
충청내륙고속화도로.

◇충청내륙고속화도로 건설 = 청주~충주 구간은 전국에서 신호등이 많기로 정평이 나 있다. 40~50분 정도 걸릴 거리가 1시간이 훌쩍 넘어간다. 도는 자동차 전용도로를 만들어 이를 해결하고자 한다.

충청내륙고속화도로는 청주~충주에서 제천까지 구간을 확장해 4차로 도로를 신설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 8천375억원이 국비로 투입되고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현재 1공구(23.1㎞)는 공정률 47%를 기록하고 있어 2024년이면 가장 먼저 개통된다. 2공구(13.3㎞)는 26%, 3공구(8.2㎞)는 29%, 4공구(13.2㎞)는 3%를 보인다.

자금조달이 원활해 공사가 수월히 진행되고 있다.

도로가 개통하면 통행시간은 50분 단축되고, 호남~세종~충북~강원을 연결해 물류비용 절감과 균형발전을 촉진 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권과 원활한 교류로 충북 경제발전을 견인할 것으로 도는 기대한다.

행복도시~청주국제공항 구간
행복도시~청주국제공항 구간

◇행복도시~청주국제공항 연결 = 행정도시 중 관문공항을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없는 곳은 세종시가 유일하다.

세종시의 관문공항을 청주공항으로 만들기 위한 '청주 옥산면 신촌리~내수읍 입상리' 구간이 국가계획에 반영됐다.

총사업비 2천120억원 투입되고 내년부터 사업을 시작해 2029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 도는 2018년부터 이 구간의 고속화를 추진해 왔고, 지난해 5월 국가계획 반영의 결실을 얻었다.

도로가 뚫리면 운행시간은 종전 29분에서 17분으로 단축돼 접근성이 개선될 수 있다.

충청내륙화고속화도로와 연계해 청주공항을 중부권 거점공항이자 행정수도공항의 지위를 얻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국도·국지도 13개 노선 확장 추진 = 도는 원활한 흐름과 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도내 국도·국지도 13개 노선의 시설개량과 확장을 추진한다.

음성 감곡IC~이천 진암, 충주 살미~제천 한수, 단양 사평~향산, 청주 미원~괴산 문광 등으로 이 구간을 2·4차로로 신설·개량·확장하려 한다.

현재 충북의 도로연장 6천929㎞로 제주도(3천211㎞)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면서 도로밀도 또한 2.01로 전국 평균 2.08을 밑돌고 있다.

인접 시도와 연계성을 높이고 위험도로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이 13개 노선을 개선하려고 한다. 총사업비는 1조124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2019년부터 해당 구간의 국가 5개년 계획 반영을 위해 지속적으로 정부를 설득하고 있고, 결과는 오는 7월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구간이 추진되면 상습정체, 급커브, 선형 불량 구간이 개선돼 사고 예방은 물론 물류비용도 절감될 것으로 도는 예상한다.

◇중부고속도로 확장 = 도는 고질적인 정체를 빚는 중부고속도로 서청주~증평(15.8㎞) 구간 확장을 중점 추진사업으로 정했다.

중부고속도는 2019년 하루 교통량 7만5천 대 수준으로 4차로 용량 기준 5만1천 대를 훨씬 초과하고 있다.

화물차 운행비율도 전국 평균 28%보다 높은 32.3%로 집계됐고, 교통사고 지수도 전국 평균 0.41보다 높은 2.4로 분석돼 전국에서 심각한 정체와 사고 위험도가 높은 구간에 속한다.

도는 이 구간을 4차로에서 6차로로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사업비는 2천625억원 정도로 추산됐다.

20년 전부터 해당 구간의 확장을 노력했으나 좀처럼 정부의 동의를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해당 구간 주변에는 26개 산업단지가 신규로 추진되고, 충북·경기 중부고속도로 주변에는 122개 산업단지와 1만 곳이 넘는 기업체가 분포해 있다.

이를 감안한다면 중부고속도로 확장은 필수고, 정부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는 오창 방사광가속기 유치에 따른 경제성을 분석해 도로 확장 당위성을 정부에 알릴 계획이다.

이호 도로과장은 "지역 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기반이 바로 도로망"이라며 "현재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계획된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도록 국비 확보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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