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수곡중학교 수석교사 김현중

최근 코로나19 시기를 살아내는 아이들에 대한 포럼에 참석한 적이 있다. 내가 맡은 부분은 코로나19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심리와 정서에 관한 부분이었는데, 20년도와 21학년도 아이들을 관찰한 것으로 내용을 준비했다. 20학년도에 학생들은 처음 개학이 늦어질 때는 위기감이나 걱정보다는 좀 즐기는 면이 있었다. 그러다 시기가 점점 늦어지니 걱정, 불안, 답답함을 느꼈다. 그러다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뭔가를 배우니, 할 일도 생기고 좀 안심이 됐다. 그러나 잠시 후 온라인 컨텐츠에 식상해지고, 쌍방향 화상 수업은 불편하고 번거로우니 쌍방향 수업에 참여하면서 여러 편법을 쓰게 됐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아이들은 학교엘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된다. 코로나19가 대한민국 교육에 큰 선물을 했다. 아이들이 학교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막상 학교에 와보니 내가 가고 싶었던 학교가 아니라 훨씬 더 답답한 학교였다. 마스크를 쓰는 것, 손 소독을 하고 칸막이가 있는 급식실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잘 지킬 수 있는데, 쉬는 시간이 없기도 하고, 여전히 복장을 단속하고, 책상에는 칸막이가 있어 수업에 집중할 수 없다. 함께 할 수 있는 고민이 필요해 보였다.

21학년도. 두려움과 염려 속에서 보낸 작년과는 달리 교육과 방역을 함께 하려는 노력이 생겼다. 4월 초 아이들에게 물었다. '21학년도 한달살이에 몇 점 정도 줄 수 있어?',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은 뭐야?'. 그렇다. 이제 아이들이 학교의 좋은 점을 발견했다. 그런데 아이들을 학교로 불러 모으고 여전히 코로나 이전의 학교로, 혹은 방역의 이름으로 학생을 더 통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수곡중학교 수석교사 김현중
수곡중학교 수석교사 김현중

먼저 책상에서 칸막이를 빼자. 대신 마스크를 꼭 쓰고 물 나눠 먹지 않기, 손 자주 씻기 등등 꼭 필요한 방역교육을 하자. 그래서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드는데 기여하는 민주시민으로 안내하자. 코로나가 학교에 선물한 것들을 잘 살려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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