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북을 넘어 충청권 전체의 현안이던 충청권 광역철도망의 청주도심 통과에 대한 결정이 미뤄졌다. 국토교통부는 29일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최종안을 발표하면서 청주도심 통과 여부는 추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대전~세종~오송~청주공항을 잇는 광역철도망을 구축하겠다면서 청주 노선에 대해서는 결정을 보류한 것이다. 나중에 경제성과 지역발전 영향 등을 고려해 통과 안과 기존 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지금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우니 나중에 보자는 얘기와 다르지 않다.

4차 철도망 초안 공개 때와는 달리 지금은 충북선 활용에 비해 도심통과 노선에 많은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해 타당성 용역에서도 더 높은 점수가 나왔다. 지역의 염원은 차치한다고 해도 경제성과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정책적인 면에서 타당성은 충분하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당초 입장을 꺾지 않았다. 그들로서는 골칫거리를 당장 눈앞에서 치웠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쉴지 몰라도 청주도심 통과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간의 노력을 무위로 그치게 할 수도 없지만 이번 기회에 충청인의 뚝심을 제대로 보야줘야 한다.

충청권 광역철도망 청주도심 통과를 반영시키기 위해 그동안 펼쳐 온 활동은 결코 간단치 않다. 정부부처와 정치권에 대한 건의와 촉구는 기본이고 지역적 사안임에도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다른 지역 등 외부로 대상을 넓혔다. 이런 활동들은 지지세 확산과 함께 충청권 광역철도망 노선의 문제점을 알리는 데 적지않게 기여했다. 이에 더해 국민청원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1인시위를 하는 등 지역의 뜨거운 염원을 알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이같은 과정속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역량을 다지는 기회를 가졌다.

비록 반영까지 못갔어도 이번 청주도심 통과노선 추진은 지역민의 역량 결집과 발휘라는 점에서 평가를 받을 만하다. 지난 4월 국가철도망 초안에 해당 노선이 빠지면서 보여주기 시작한 뒷심은 예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그동안에는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힘에 부친다는 이유로 사실상 중도에 포기한 지역 현안들이 적지 않았다. 뒤가 무르다는 충청인에 대한 잘못된 평가 역시 여기에 한몫했다. 따라서 이번에는 지금까지의 노력을 뒷심으로 이어가야 한다. 그래서 예전의 모습에서 벗어난 대표적 사례가 되어야 한다.

거듭되는 얘기지만 청주도심 통과가 빠진 충청권 광역철도망은 허울뿐일 수 밖에 없다. 청주도심 통과는 충청권의 내일을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할 사업이다. 대한민국의 명운(命運)이 걸린 국가균형발전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지역의 자구책이 될 광역경제권(메가시티) 구축과 직결된 것만으로도 타당성은 충분하다. 원활한 통행과 물류는 공동체 형성과 발전의 밑거름이자 출발점이다. 우리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여기에 더더욱 힘을 보태야만 한다. 충청권 광역철도망 청주도심 통과 노선의 추진은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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