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종완 위로&소통연구소

사람은 관계 속에서 희로애락을 느끼며 살아간다. 삶의 행복과 불행에 관계 맺기가 주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관계를 통해서 인정과 사랑을 받고 싶은 욕구, 소속감과 안정감을 얻고 싶은 욕구를 충족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힘의 원천인 자존감도 관계 속에서 높아지거나 낮아지기도 한다. 관계에 따라 기쁨, 즐거움, 당당함, 편안함 같은 유쾌한 감정을 느끼기도 하고 화, 슬픔, 수치심, 불안 같은 불쾌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사람은 타인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힘을 얻기도 하고 빼앗기기도 한다. 편안하고 유익한 관계를 위협하는 치명적인 감정 중의 하나가 시샘하는 마음이다. 미국의 저술가 해럴드 코핀은 "시샘이란 내가 가진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세는 기술이다"고 했다. 시기심은 나보다 뛰어나고 잘난 사람을 대할 때, 내가 갖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을 볼 때 작동하는 심리다. 시기심이 많은 사람은 시샘의 대상을 조롱하거나 분노하고, 가진 것을 빼앗거나 훼손하고, 자신보다 우월한 점을 없애거나 깎아내리는 행태로 해를 입힌다.

시기심은 만만하게 느껴지거나 비교될 수 있는 대상에게 갖는 감정이다. 나와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되는 사촌이 땅을 사면 시샘하는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배가 아프지만 억만장자에게는 시샘하기보다 부러운 감정을 느끼게 된다. 시기심은 나와 무관한 불특정인 보다는 가족이나 친분 관계가 있는 사람에게서 자주 많이 느끼게 되는 감정이다.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더 받고 싶은 마음에서 형제자매간의 시기심은 생애에 걸쳐 유독 심하게 나타난다. 시기심의 대상인 형제자매가 다른 형제자매와 좋은 관계로 지내는듯하면 이간질을 시키기도 한다. 심지어 부모자식 간에도 시기심이 발현될 수 있는 것이 인간의 심리다.

시기심은 타인에 비해 자신이 뒤떨어지거나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열등감에서 나타난다. 사람은 부족하고 불완전한 존재인데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족한 면을 지나치게 신경 쓰다보면 열등감으로 자리 잡게 된다. 열등감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키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을 탓하고 비하하거나 타인을 공격하는 에너지로 쓰는 사람도 있다. 열등감으로 시기심이 내재화된 사람은 상대방을 교묘하게 괴롭히거나 업신여기며 자신의 우월성을 느끼고 드러낸다.

자신의 삶은 자기가 지키는 것이지 타인이 알아서 존중해 주지 않는다. 장성숙 교수는 "상대가 시기심을 보일 때 아무런 말도 안 하고 피하다 보면 시기심은 고질화된다. 상대가 아니다 싶은 행태를 보일 경우, 아닌 것은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때, 새로운 위계와 관계가 만들어지고 그 속에서 건강한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한다. 상대방이 부당한 시기심을 보일 때 내 마음과 감정을 솔직하고 분명하게 표현하는 힘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자기답게 살 수 있게 해준다.

이종완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이종완 위로&소통연구소

시기심은 상대방과의 관계를 서먹하게 만들거나 단절로 치닫게 한다. 시기심으로 관계에 갈등이 생겼을 때 상대방을 탓하고 허물만 찾게 되면 관계는 악화된다. 땅에서 넘어지면 땅을 짚고 일어나야 하듯, 시기심으로 관계가 뒤틀려 힘들다면 자신의 미성숙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들여다봐야 한다. 상대방의 시기심이 내가 통제하고 해결할 수 있는 범주인지를 깨닫게 되면 시기심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누군가의 시기를 받게 될 때 '관계가 그런 것이지' '그럴 수도 있지'라고 받아들이게 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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