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어 율량동에 문 열어… 루프탑 카페 형식 운영

김청기 감독 기념관 전경. / 이지효
김청기 감독 기념관 전경. / 이지효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날아라 날아 태권브이~'

1970년대 국내 애니메이션의 재도약을 일으켰던 '로보트 태권브이' 감독, '한국 애니메이션의 거장'이라 불리는 김청기(81) 감독이 13일 청주를 찾았다.

청주시 율량동 그랜드플라자 호텔 맞은편 2층에 로보트 태권브이를 추억할 수 있는 공간 '김청기 감독 기념관-동심(대표 전영균)'이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김청기 감독 기념관은 지난 2018년 서울 명동에 이어 지역에서는 첫번째로 개관했다.

김청기 감독 기념관은 김 감독의 과거 작품들과 태권브이 피규어 200여점, 김 감독이 그린 엉뚱 산수화 13점 등을 소개하고 있다.

2층 엘리베이터가 열리면 2m가 넘는 태권브이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어 루프탑 한쪽에 자리한 또 하나의 대형 태권브이는 사진 촬영 장소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김청기 감독. / 이지효
김청기 감독. / 이지효

김 감독은 "나한텐 아들이 셋이 있는데 첫째가 태권브이, 둘째는 똘이장군, 셋째가 우뢰매"라며 "청주 기념관은 서울 기념관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잘 꾸며놨다"며 만족해 했다.

김청기 감독 기념관은 작품들은 물론 루프탑과 함께 카페도 마련돼 있어 7080세대가 자녀들과 함께 찾아 추억과 꿈을 심을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감독은 1950년대 중반 디즈니 애니메이션 '백설공주'를 관람한 후 '한국의 디즈니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애니메이션 산업으로 뛰어들게 됐다.

로보트 태권브이로 한국 로봇 애니메이션의 대부가 된 그는 이후 똘이장군과 우뢰매 시리즈를 선보여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로보트 태권브이로 표절 논란을 빚기도 했다.

김 감독은 "그때만해도 저작권의 개념이 전무한 때였고 작품이 갖고 있는 내용과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다. 그것은 작가의 양심이기 때문"이라며 "나의 흑역사이긴 하고 손해도 많이 봤지만 애니메이션을 한 것에 대해 후회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청기 감독. / 이지효
김청기 감독. / 이지효

나이가 80이 넘었지만 그에게는 아직도 꿈이 있다.

"'심청전', '별주부전'과 '흥부놀부'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디즈니가 흉내낼 수 없는 우리만의 내용과 노래를 담은 작품을 만들고 싶어."

1997년 '의적 임꺽정'을 끝으로 작품 활동을 접은 후 경북 문경으로 내려가 전원 생활을 하고 있는 김 감독은 현재 유튜브에서 '김청기의 엉뚱TV' 채널을 운영 중이다.

김 감독은 앞으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신이 꿈꿔온 우리만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 감독은 "요즘 부모와 자식간에 대화가 별로 없는데 많은 가족들이 아이들과 함께 이곳을 찾아 부모세대에는 추억을, 어린이들에게는 꿈을 심어줄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며 "다른 지역에도 이러한 공간이 더 많이 생기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영균 김청기 감독 기념관 대표. / 이지효
전영균 김청기 감독 기념관 대표. / 이지효

김청기 감독 기념관을 연 전영균 대표는 "어릴적부터 태권브이를 좋아해 하나씩 모으던 피규어가 200개가 넘었다"며 "그러다가 김청기 감독님과도 인연이 돼 이렇게 기념관을 만들게 됐고, 나만 볼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올해 충북태권도협회 초등연맹회장도 맡아 4년간 활동하게 됐으며, 태권도와 관련 있는 김청기 감독 기념관을 개관해 더욱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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