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은영 농협구례교육원 교수

아프리카에 사는 코사족의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협동과 상생을 강조하는 말로 소개되곤 한다. 이는 여러 사람이 뜻을 함께 할수록 그 힘의 크기가 커짐을 의미한다.

이처럼 함께의 힘을 발휘하는 대표적인 조직이 '협동조합'이다. ICA(국제협동조합연맹)의 정의에 따르면 협동조합은 '공동의 필요와 염원을 충족하고자 자발적으로 결합한 사람들의 자율적인 결사체'이다. 매년 7월 첫째 토요일은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협동조합의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협동조합의 날'로 제정됐으며, 이전 1주간을 협동조합 주간으로 정해 이 날의 취지에 적합한 행사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과 더불어 우리 각자가 그 뜻을 함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얼마전 포용적인 녹색회복을 통한 탄소중립 비전 실현을 주제로 P4G 서울 정상회의가 개최됐다. 이번 회의 기본세션 중 '순환경제 전략에 의한 제로웨이스트 사회로의 전환'이라는 주제에 집중해보자.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팬더믹 현상으로 인해 한동안 주춤했던 일회용품 규제가 완화되면서 일회용품에 대한 환경문제는 또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자연 환경은 미래 세대 후손들에게서 잠시 빌려온 것이기에 그대로 보존하여 돌려줄 책임이 있다'는 말이 있었지만, 지금은 미래 세대를 위해서가 아닌 지금 당장 우리의 문제가 됐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환경 변화로 인한 기후변화이다. 지난해의 경우를 보면 4월의 이상저온 현상의 발생과 6월에 시작된 장마는 54일 동안 지속되는 역대급 기록을 세웠으며, 연달아 불어오는 태풍 등의 이벤트성 기후변화는 예측이 어려워 그만큼 대응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올해도 39년만에 가장 늦은 장마를 기록하자마자 남부지방에 큰 비가 내려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이어 곧바로 폭염이 전국을 강타하는 가운데 곳에 따라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등 이변이 일상화되고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에 가장 민감한 업종이 농업분야이다. 작물의 생산량을 감소시키고, 품질 저하를 일으켜 식량생산에 변화를 준다. 실제 IPCC(기후변화 정부 간 협의체)의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70% 이상의 지역에 농업생산성 저하를 유발함으로써 먹거리 안전까지 위협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은영 농협구례교육원 교수
이은영 농협구례교육원 교수

이제는 친환경이 아닌 필(必) 환경의 시대가 왔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협동조합 정신을 바탕으로 자연환경과 먹거리 안전을 지켜내기 위한 자발적인 참여이다. 무의식적으로 했던 습관, 귀찮아서 하지 않는 행동, 남들도 안하니까 나도 안한다는 핑계가 우리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텀블러 또는 장바구니 이용하기, 무(無)라벨 제품의 구매, 소분코너의 이용 등은 어쩌다 생각날 때 실천하는 선행이 돼서는 안된다. 나의 작은 실천이 모여 큰 물줄기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실천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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