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음수현 청주시립도서관 사서

남편과 저녁 식사 후, 궁금증이 생겨 질문을 던졌다. "요즘 관심사가 뭐야?" 각자 바쁜 맞벌이 부부라 대화의 대부분은 아이들이고, 근래에는 얼굴 맞대고 진지한 대화를 해본 기억이 없다. 남편이 어떤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나름 관심의 표현이었다.

남편은 5년 후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차와 미래 세상이 제일 큰 관심사라 했다. 자동차를 좋아해서 차에 대한 영상을 자주 보는 것 같더니 완전자율주행 기술이 궁금했던 모양이다. 취미생활을 하면서 출근하는 미래 모습을 상상해봤다고 한다. 미래에는 운전이라는 제약에서 벗어나 차에서 이뤄지는 새롭고 차별화된 경험이 무엇인지가 중요한 시대가 올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옆에서 잠자코 듣고 있던 딸아이도 자율주행에 대해 들어봤다고 하면서 사물을 인식해서 차 스스로 운전이 가능한데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따라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야무지게 말한다. 신통방통하여 어디서 들었냐고 하니까 사회 수업시간에 배웠다고 한다. 그러면서 신체장애인들의 보다 편리해진 미래 모습을 얘기했다. 과학기술 발전을 반영한 광고 속 장면이 깊은 인상을 남겼나 보다.

남편은 교육현장에서도 AR·VR 기술을 이용해서 수업이 진행될 거라며 교실까지 오기까지는 오래 걸리겠지만, AR 안경에 대해 얘기를 한다. 평소에도 증강현실 체험을 재미있어하는 아들을 보면서 새로운 기술이 일상에 스며드는 것을 느끼며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았다.

미래의 우리의 일상에 대해 한 번 더 느꼈던 일이 있었다. TV 채널을 돌리다가 '아무튼 출근'이라는 프로그램이 나오면 채널을 멈추곤 한다.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과 직장생활을 직접 촬영해 소개하고, 패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사내 복지부터 자율출퇴근제, 반바지 출근, 좌석 자율제, 뷔페식 점심 제공 등 파격적으로 보이는 것들에 눈이 휘둥그레지고, 다양한 애환도 엿볼 수 있어 직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

그중에서도 판교에서 타이어 디자이너로 근무하는 분의 일과를 볼 수 있었는데, IOT기술이 접목된 집에서 알람소리와 함께 집안 조명이 함께 켜지고, 전동 킥보드를 타고 출근을 한다. 타이어 디자이너이지만 미래 모빌리티에 대해 생각하며 3D프린터로 디자인한 제품을 프린트해보면서 연구한다. 미래 모빌리티에서는 제한이 없다며 마음껏 창의력을 발휘하며 근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음수현 청주시립도서관 사서
음수현 청주시립도서관 사서

어떤 틀이 정해져서 그 안을 정리하고, 채워가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상상이 잘 안된다. 한계가 없다고 생각하면 자유롭기는 하나 막막할 것 같은데, 머릿속 아이디어를 끄집어내 디자인으로 표현해내는 모습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이러한 다양한 직업군의 열정과 아이디어가 미래에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해지고 그 방향성이 자율주행차 안에서 가족과 친구와 동료와 더 많은 소통을 할 수 있는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차를 타면 좌석을 돌려서 4명이서 마주보며 담소 나누고, 작은 일에도 배꼽 빠지게 웃을 수 있는 그런 소소한 재미와 행복함이 가득한 모습으로 그려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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