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비상대책위 "무늬만 공립, 개인 미술관" 백지화 촉구

〔중부매일 정봉길 기자〕제천시립미술관 건립을 놓고 제천시와 지역 미술계가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제천시는 "시민 75%가 김영희 닥종이 작품을 전시 주제로 한 시립미술관건립에 찬성했다"며 건립 추진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술계는 "개인 작품을 매입해 미술관을 건립하겠다는 것은 개인미술관에 다를 바 없다"고 맞서고 있다.

제천시에 따르면 시는 시립미술관 건립을 위해 합리적이고 공개적인 절차를 이행했다고 주장했다.

먼저 미술관 건립타당성 조사용역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5개월간 진행했다.

제천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75%에 이르는 시민들이 김영희 닥종이 작품을 전시 주제로 한 시립미술관건립에 찬성했다.

특히 전문가 의견을 듣고자 예총, 민예총, 미술협의를 포함한 지역내 문화단체, 세명대, 타지역 미술 전문가들로 구성된 시립미술관 설립 자문위원회와 미술관 건립에 대한 전문적인 의견들을 나누기도 했다.

이와 함께 작품목록확인을 위해 (재)제천문화재단 대표와 제천시 공무원이 독일 현지를 방문했으며, 김영희 작가의 명성과 작품들을 직접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제천지역에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미술협회 회원만을 대상으로, 그것도 일대일 대면조사 결과를 제천미술인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결론내는 것은 객관성을 확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천미술협회에서 오히려 예술단체내에 갈등과 분열을 유발하는 것은 아닌지 숙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제천시립미술관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4일 성명을 내고 "미술관 건립을 왜곡된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백지화를 주장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공공성을 배제하고 한 작가에게 특혜를 제공하는 형식으로 개인 작품을 매입해 미술관을 건립하겠다는 것은 무늬만 공립이지 내용은 개인미술관에 다를 바 없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제천미술협회 회원(전체 62명) 54명이 개인 명의 미술관 건립에 반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시는 왜곡된 내용의 현 시립미술관 건립 계획을 백지화하고, 미술관 진흥법 취지·목적에 맞게 시민과 관람객이 다양한 미술 세계를 제공받을 수 있는 시립미술관 건립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제천지역 예술인 단체 한 관계자는 "예술은 돈이 아니고 명예다. 자신의 작품을 공공기관에 전시한다면 이는 곧 본인의 명예라 할 수 있다. 기증을 하지 않고 돈을 받는 경우는 진정한 예술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총 55억원이 투입되는 시립미술관은 지상 4층(연면적 1천446㎡)의 옛 노인종합복지관 건물을 리모델링해 건립된다.

시는 이달 께 문화체육관광부에 공립미술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곳에는 닥종이 인형, 조각품, 회화 등 김영희 작가의 작품 400점이 전시된다.

독일에 거주하고 있는 김영희 작가는 유년기를 제천에서 보내고 홍익대 회화과를 전공한 뒤 제천 송학중학교 미술교사로 재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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