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쏠림 현상에 지방대 '고사위기'
지자체 대학 혁신정책 주도적 참여해야

'위기의 지방대학, 해법은 없나' 토론회 좌장을 맡은 홍민정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 /김명년 

◆ 좌장: 홍민정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

◆ 패널
 - 김성근 충북도교육청 부교육감
 - 홍성학 충북보건과학대학교 교수
 - 채훈관 충북지역총장협의회장
 - 조한상 청주대학교 융합실문법학전공 교수

 

채훈관 충북지역총장협의회장

"정원 외 모집 비중 차등적용"… 지방대학에 유리한 교육정책 개선해야 

채훈관 충북지역총장협의회장 /김명년 

[중부매일 박성진 기자] 채훈관 충북지역총장협의회장(유원대학교 총장)은 수도권 대학에 유리한 교육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 협의회장은 "지방대 입장에서는 수도권 대학으로 수험생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정원 외 모집의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원 외 모집 폐지 또는 정원 조정이 정원 내 모집으로의 전환이 현실적으로 당장에 어렵다고 한다면, 수도권대와 지방대 간의 정원 외 모집 비중을 점차 차등적용 하는 등의 보완책 마련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자체와 지역의 대학들이 지방대 위기 대응을 위해 전방위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채 협의회장은 "지자체와 지역 내 대학들이 함께하는 지역혁신 플랫폼 유치 사업이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난다면 위기의 지방대를 살릴 수 있는 좋은 성공 모델로 인정받아 각 지자체를 중심으로 하는 다양한 협의체가 만들어 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방대학 육성을 위한 실효성 있는 법·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채 협의회장은 "'지방대학육성법'에서 규정한 정부의 지방대학 지원을 더 분명하게 의무화하고, 의무사항을 법률에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지방대학 육성을 위한 기구를 마련해 종합적, 체계적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 협의회장은 또 "대학의 정원 감축 검토와 지방대학에 대한 정부 재정지원의 적극적인 확대와 함께 사회 전반에 대한 수도권 집중화와 대학 쏠림을 차단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정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한상 청주대학교 융합실무법학전공 교수

"공교육비 늘려 생태계 조성"… 사립대 신뢰 제고로 국가 지원 받아야

조한상 청주대학교 융합실무법학전공 교수 /김명년

 조한상 청주대학교 융합실무법학전공 교수는 대학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이 중소 규모의 특성화된 지방대학에 적극적으로 투입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는 OECD 기준으로 봤을 때 1인당 공교육비 투자율이 낮은 편"이라며 "GDP 규모에 비춰보면 지금보다 2배 이상 증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지출액은 1만486달러로, OECD 평균은 1만5천556달러에 크게 못미친다. 이를 근거로 고등교육재정 지원 자체를 지금보다 최소 2배 이상은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고등교육 생태계의 변화도 강조했다.

조 교수는 "대규모 거점 국립대학과 기타 아주 특성화된, 일등이 아닌 유일함을 추구하는 특성화된 중소 규모 지방대학으로 구성된 지방 고등교육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정 지원이 절실하다고는 의견도 냈다.

조 교수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을 제도화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으나 현재로서는 통과의 전망이 밝지 않다"며 "국가 재정상의 한계도 있지만 결국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사립대학이 법률 실무상 재산권의 대상으로 인정되고 있는 현실에서 사적 영역에 국가 예산을 투입하는 것에 국민이 흔쾌히 동의하지 못하는 모양새"라며 "대학 스스로 국민의 마음을 돌릴 정도의 신뢰를 얻지 못한 것도 엄연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지원을 끌어내려면 지역 사립대 스스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대학 구성원 모두의 선제적 자기희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성학 충북보건과학대학교 교수

"대학 질적화로 정체성 확립"… 지자체 재원 지급 등 역할론 언급도

홍성학 충북보건과학대학교 교수 /김명년 

홍성학 충북보건과학대학교 교수는 지방대 위기 해결 방안은 고등교육생태계의 건실화를 도모하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지방대학의 문제가 아니라 고등교육 전체 생태계 차원에서 지방대학을 바라봐야 된다"며 "대학 전체적으로 입학 정원을 줄이고, 특히 정원 외 모집부터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의 질을 높이고,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며 "양의 관점에서 벗어나 질과 격을 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재정 확충 필요성도 강조했다.

홍 교수는 "GDP 대비 1.1% 늘리면 전체 대학의 건정성 높일 수 있다"며 "특히 학령 인구가 감소해 학생 1인당 교육비 늘어날 수 있는데, 이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등교육재정교부법' 제정도 제시했다.

홍 교수는 "초·중등교육처럼 지방교육재정교부법과 같은?고등교육재정교부법을 만들어서 헌법 31조 1항에 명시된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대를 살리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론도 언급했다.

홍 교수는 "고등교육법 7조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학교가 그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필요한 재원을 지원하거나 보조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며 "지방대학 육성법에도 지자체가 지방대학 육성을 위한 여러가지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지만 지자체는 이를 지키고 있는지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충북도와 청주시 조례가 있다고 소개한 뒤 "그 조례에 의해 협의체가 구성돼 있지만 광주광역시처럼 시장이 나서고 각 대학이 협력단을 만드는 등의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김성근 충북도교육청 부교육감

"미래발전 비전 재점검 필요"… 지역 평생교육기관 역할로 정립해야 

김성근 충북도교육청 부교육감 /김명년<br>
김성근 충북도교육청 부교육감 /김명년

김성근 충북도교육청 부교육감은 지역을 위한 지방대의 비전이 전무하다고 비판했다.

김 부교육감은 충북도교육청에서 근무하면서 겪었던 아쉬움을 언급하며 "지방대학이 교육과 관련한 의제를 갖고 함께 논의하고 머리를 맞댄 경험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전개 등 거버넌스도 거의 없었다"며 "지방대학이 사라진 뒤에 이 문제가 해결될지, 아니면 머리를 맞대는 과정에서 활로를 찾을지 모르지만 지방대 위기는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부교육감은 또 "참여정부 이래 지방대학 육성과 관련한 꾸준한 지원책이 있어왔으나 지방 거점 대학, BK21, 지방대학 혁신역량강화 사업 등 모든 사업에서 지역 대학이 지역의 교육생태계를 활성화 해 지역의 학문적, 인력 양성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고자 노력했는지는 의문스럽다"고 반문했다.

특히 "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RIS 사업의 경우도 지역의 미래 발전 비전을 제대로 담아내고 있는지 재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지역에서의 역할이 증대될수록 지방대학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기회가 커질 것이라고도 분석했다.

김 부교육감은 "지방대학은 지역민들을 위한 평생교육기관으로, 아이들을 위한 지역 교육과정 운영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교사나 교육청의 직원들을 위한 미래지향적 연수기관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핵가족화 돼 있는 아이들의 맨토로서 지역의 청년들은 적극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관계 속에서 아이들은 지역의 대학을 가고, 지역 속에 자리잡으며, 지역의 대학은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