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탈석탄 시대 '징검다리 에너지원'… 환경문제 '발목'

음성천연가스발전소 조감도. /한국동서발전 제공
음성천연가스발전소 조감도. /한국동서발전 제공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한국동서발전이 충북 음성군 평곡리 일대에 추진중인 한국동서발전㈜ '음성천연가스발전소'의 건립 난항은 현재 진행형이다.

음성군 평곡리에 들어설 이 발전소는 1조2천억원을 들여 32만5천668㎡에 조성될 발전설비(시설 규모 1천122㎿)다.

2024년 12월과 2026년 12월 각각 1·2단계 준공을 목표로 착공계획 등을 세우고 있으나 여전히 일부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 2017년 당시 음성천연가스발전소의 예정부지 선정에 대해 '음성군의 한해 성과'로 평가됐다. 사진은 당시 본보에 게재된 기사 발췌. /중부매일 DB
지난 2017년 당시 음성천연가스발전소의 예정부지 선정에 대해 '음성군의 한해 성과'로 평가됐다. 사진은 당시 본보에 게재된 기사 발췌. /중부매일 DB

◆낙후된 지역의 '마지막 희망'= 음성천연가스발전소의 건립에 대한 음성군민들의 여론은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분위기는 아니였다.

당시 발전소 유치에 대한 결정이 난 직후에는 오히려 '눈부신 성과'로 기록됐을 정도다. 앞서 음성군을 중심으로 이미 수년전부터 발전소 유치를 위해 민·관이 힘을 모아왔다.

여기에는 음성군은 오랜기간 지속적인 인구감소와 더불어 내수경제의 위축으로 지역경제의 위기가 찾아오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2014년부터 음성읍 평곡리에 천연가스발전소 유치를 위한 민간주도 천연가스발전소 추진위원회가 구성돼 유치추진 활동을 펼쳤다.

지난 2017년 당시 음성천연가스발전소의 예정부지 선정에 대해 '음성군의 한해 성과'로 평가됐다. 사진은 당시 본보에 게재된 기사 발췌. /중부매일 DB
지난 2017년 당시 음성천연가스발전소의 예정부지 선정에 대해 '음성군의 한해 성과'로 평가됐다. 사진은 당시 본보에 게재된 기사 발췌. /중부매일 DB

이들은 주민설명회를 열고 주민 1만여 명의 동의를 얻어 각 기관, 사회단체 명의로 중앙부처에 천연가스 발전소 유치에 대한 건의서를 제출했을 정도다.

또 2015년 1월에는 한국동서발전과 천연가스발전소 건립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발전소 유치 기반을 다져왔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은 제7차 전력수급 계획에 천연가스발전소 신규물량이 반영되지 않으면서 수 년간 소강상태를 유지했다.

이 같은 상황속에서 2017년 정부의 '제 8차 전력수급계획(2017~2030)'은 새로운 기회로 떠올랐다.

향후 15년간의 에너지 수급 전망과 설비계획이 담긴 이 계획은 전체 45.3%를 차지하는석탄 발전량 비중을 2030년까지 36.1%까지 낮추고 LNG 비중을 16.9%에서 18.8%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본격적인 친환경 에너지로서의 전환에 따라 교두보 역활을 하게될 대체 에너지인 LNG발전소의 비중을 높이겠다는게 이 계획의 복안이다.

특히 한국동서발전의 국책사업 신규건립 예정 부지로 음성군 평곡리 일원 낙점되면서 낙후지역에 새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인근 주민 A(64)씨는 "국가사업이 우리동네에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이제 지역이 발전하는가보다' 하고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 였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환경문제'로 수 년째 제자리= 음성군은 당시 인근 한국가스공사 공급관리소, 충주댐 광역상수도망 용수확보 등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예정지로 낙점됐다.

지난 16일 음성천연가스발전소가 들어설 음성군 평곡리 일대에는 눈에 띄일 정도로 수 많은 건립 반대 플래카드들이 게재돼 있었다. /이완종
지난 16일 음성천연가스발전소가 들어설 음성군 평곡리 일대에는 눈에 띄일 정도로 수 많은 건립 반대 플래카드들이 게재돼 있었다. /이완종
지난 16일 음성천연가스발전소가 들어설 음성군 평곡리 일대에는 눈에 띄일 정도로 수 많은 건립 반대 플래카드들이 게재돼 있었다. /이완종
지난 16일 음성천연가스발전소가 들어설 음성군 평곡리 일대에는 눈에 띄일 정도로 수 많은 건립 반대 플래카드들이 게재돼 있었다. /이완종

그러나 이후 여론은 손바닥 뒤집듯 변했다. 음성 발전소 건립 역시 '환경문제'가 난항의 시발점이 됐다.

청주충북환경연합 및 일부 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 부지 예정 발표 이후인 2017년 말께부터 본격적인 사업 철회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주요 쟁점은 한강의 발원지 음성천 환경파괴 우려, 음성하수종말처리장의 악취,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 등이다.

특히 이 갈등 조짐이 보이는 상황속에서 진행된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놓고 진행된 공청회는 첨예한 의견차를 확인 할 수 있었다.

당시 시행사측인 동서발전은 "환경영향 최소화를 위해 각 분야와 항목별 저감방안을 수립·시행하는 등 국내 최고 수준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일부 반대측에선 이 초안에 대해 대기질 측정지점 부족, 농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전무, 동식물 대책 부족 등을 지적하는 등 강력히 반박했다.

이에 따라 한국동서발전은 각종 기부·기탁활동 및 봉사활동 등 지역 친화활동을 펼쳤으나 부지매입 물건조사 및 감정평가가 이어지면서 갈등은 더욱 고조됐다.

수 년간 지역 주민들의 주도로 발전소건립 추진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한 모습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본격적 건립추진...남아있는 잡음= 우여 곡절 끝에 지난 4월 환경부 환경영향평가가 통과됐다.

일부주민들인 충북도 행정심판위원회에 제기한 '발전소 예정부지 토지출입 허가 취소 신청'도 기각되면서 LNG발전소 건립 예정지인 음성읍 평곡리 276개 필지의 토지 출입도 허가됐다.

계획 발표 이후 수년간 멈춰있던 시간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셈이다.

또 협의보상을 통해 현재 건설 예정지 절반 이상을 매입한 상태로 나머지 토지와 미등기 역시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 승인 뒤 수용 절차를 밟는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오는 7월 건설사무소 신축공사를 시작으로 2022년 6월 착공, 2024년 12월말 1단계, 2026년 12월말 2단계를 각각 준공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이 본격적으로 본궤도에 올랐음에도 여전히 잡음은 남아있다.

여전히 환경문제에 대한 일부 시민들의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나머지 토지 수용과정에서의 난항도 예고된다.

더구나 충주시 주덕읍과 대소원·신니면 일부 주민들이 한국동서발전(주)의 음성 LNG발전소에서 주덕 화곡리 변전소 간 송전탑 건설 역시 반대하고 있는 등 여전히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더미다.

이에 대해 한국동서발전 관계자는 "음성읍 평곡리 일원 발전소 예정부지는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발전사업 유치를 위해 정부에 건의하는 등 음성군민 대다수가 원하는 장소였다"며 "현재 수도권 주변의 신도시인 판교, 분당 및 동탄 등에서 LNG발전소가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원전, 탈석탄을 대체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은 없으며, 신재생에너지발전으로 넘어가기 위한 '징검다리 에너지원'으로 LNG발전소 확보가 답"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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