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간 신부님의 삶 이해… 교육현장서 선한영향력 확대

구수환 이태석재단 이사장 /김명년
구수환 이태석재단 이사장 /김명년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이태석 신부님이 몸소 보여주신 행동하는 삶, 희생과 봉사의 정신으로 섬김의 리더십을 전파해 사회를 공정하고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일에 함께하고 싶습니다."

수단의 슈바이처로 알려진 고 이태석 신부의 이야기를 담은 '울지마 톤즈'와 그 10년 후 이야기인 '부활'을 감독하며 전국의 학생들에게 봉사와 헌신으로 '섬김의 리더십(서번트 리더십)'을 전파하는 구수환 이태석재단 이사장.

구 이사장은 지난 19일 청주를 찾아 이태석 재단과 충북교육청이 맺은 업무협약과 관련해 "그동안 개별적 요청에 의해 학교에서 강의를 진행하긴 했지만 공교육 현장에서 교육청 차원의 공식요청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무거운 책임감이 들지만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낸다면 다른 곳에서도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공영방송인 KBS를 정년퇴임한 구 이사장은 그동안 KBS에서 추적 60분 책임PD및 MC를 맡았고, 고발, 시사 다큐 프로그램을 30년 넘게 맡아오면서 사회의 문제점 개선에 대한 생각이 밑바탕에 늘 깔려 있었다.

"제도와 법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생각을 바꿔야 올바른 법 집행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이태석 신부님이 해왔던 것처럼 서번트 리더, 즉 섬기는 리더가 돼야 합니다."

구 이사장은 "2007년 이태석 신부 사후에 그 분의 삶을 기사로 접하고 단순히 선교사업이 아니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헌신하는 삶을 보고 다큐멘터리를 찍기 시작했다"며 이태석 신부와의 인연을 말했다.

불교신자였던 구 이사장이 이태석 신부의 뜻을 따르게 된데는 종군기자의 경험이 컸다.

2000년 중동지역에서 종군기자로 근무하면서 그 시절 전쟁의 극한 상황속에서도 자원봉사자와 성직자들을 눈 앞에서 봐 왔다.

원주민들의 그들을 통해 '희망'을 봤고 그 속에서 그들의 흘린 '눈물'이 그를 다시 전쟁의 현장으로 불러 4년 동안 그곳에서 원칙과 공정을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그랬기에 이태석 신부의 삶도 빨리 해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런 경험들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어요. 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치도 자신을 낮추고 헌신하는 모습으로 특권 의식을 버리고 좋은 정책으로 국민을 위해야 하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그 '특권 의식' 때문에 협치가 잘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작한 것이 '스웨덴 정치를 만나다', '행복의 나라 덴마크 정치를 만나다', '행복한 국가를 만든 리더십' 등을 제작했지만 정치인들의 변화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다.

그래서 구 이사장은 우리의 미래 기둥인 학생들에게 공정과 섬김의 리더십을 전파하고자 했던 것이다.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킨다는 것, 사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것을 잘 압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시도를 해야죠."

구수환 이태석재단 이사장 /김명년
구수환 이태석재단 이사장 /김명년

그가 제작한 '울지마 톤즈'로 휴스톤 국제영화제 다큐 대상을 수상하고 영화기자가 뽑은 최고의 독립영화상 등을 수상했을 때도 구 이사장은 '겸손'이라는 것을 또 배웠다고 했다.

"이태석 신부님 섬김의 자세로 상을 탄 것이지 잘 만든 영화 탓이 아니라는 것을요. 조용히 신부님의 삶을 전하자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울지마 톤즈'이후 10년 동안 신부님의 삶을 계속 실험중이라는 구 이사장은 '역시 그 길이 옳다'는 믿음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사실 혼자 신부님의 뜻을 이어오기가 힘들었는데 충북교육청과의 협약으로 교육현장에 신부님의 삶을 접목시켜 아이들에게 미래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나아갈 수 있는 이유가 생겼습니다."

이태석 재단에서는 남수단의 이태석 신부의 제자인 57명의 의대생뿐 아니라 한국의 미래 꿈나무에게도 장학금을 전달하며 차츰 그 폭을 넓혀갈 예정이다.

구 이사장은 아직도 꿈이 있다. 57명의 의대생이 4년 후 졸업을 하게 되는데 그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 '울지마 톤즈' 3탄 다큐를 제작하는 것이 현재 목표다.

그러면서 구 이사장은 "생각을 실천하고 말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은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며 "이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아주 중요한 것"이라며 '섬김의 리더십'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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