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미래유산을 찾아서 - Ⅵ. 근대 新교육 산실 '영동 조양학당'
충북의 미래유산을 찾아서 - Ⅵ. 근대 新교육 산실 '영동 조양학당'
  • 이지효 기자
  • 승인 2021.07.22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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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초등학교 모체… 건립 당시 모습으로 보존
29회 졸업생 이동호씨 제 55대 내무부장관 역임
조양학당 전경 /김명년
조양학당 전경 /김명년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영동군 양산면 가곡리 비봉산 자락. 비봉산은 양산팔경 중 제3경으로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곳이다. 가곡리 일대는 예전부터 비옥한 들이 많아 부자들이 많이 살았다고 전해진다. 그 때문인지 1900대 초반 교육시설인 서당들이 생겨났고, 이 일대에 죽전서당과 조양서당이 들어섰다. 이후 양산에 세거한 18문중이 힘을 합치고 죽전서당과 조양서당의 이름을 모아 '조양학교'로 명명하고 여러 문중들이 재산을 기증하는 등 영동군 근대 교육의 산실이 됐다.

기록에 따르면 1920년 사립조양학교를 폐하고 조양공립보통학교로 개칭했다. 다시 양산보통학교를 거쳐 양산심상소학교로, 다시 양산국민학교로 개칭됐고 1996년 3월 1일에 양상초등학교로 개칭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조양학당 내부/이지효
조양학당 내부/이지효
조양학당 내부 모습 /김명년
조양학당 내부 모습 /김명년

11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의미있는 조양학당은 영동 양산초등학교 운동장 서측 언덕 근대식 한옥으로 건립 당시 모습이 잘 보존돼 있다.

지난 2010년 개교 100주년 행사를 진행하면서 100주년 기념비 제막식과 100년간의 학교 역사를 담은 책자를 발간하기도 했다.

100주년 행사를 주도적으로 맡아서 진행했던 김명섭 양산초 총동문회 사무국장(46회 졸업생)은 "조양학당은 100년이 넘은 건물이다보니 낡고 쓰러져 손실 위기에 처해 있었다"고 회상하며 "양산초등학교의 모체인 조양학당이 없어지는 것은 두고 볼 수 없어 각 기별 회장들에게 연락해 조양학당 보수에 나섰다"고 밝혔다.

조양학당 내부. 바닥을 마루바닥과 현대식 바닥으로 반씩 나눠 예절실과 교육실로 사용하고 있다./이지효
조양학당 내부. 바닥을 마루바닥과 현대식 바닥으로 반씩 나눠 예절실과 교육실로 사용하고 있다./이지효

근대 초기 건물이다보니 사용하지 않아 누수가 생겼다. 학교의 뿌리를 없애지 않기 위해 포장을 덮어 보존했었지만 이대로 뒀다가는 소실 위기까지 이를 것이라고 판단한 김 사무국장.

그는 총동문회 기별 임원들을 동원해 출연금을 요청하고 도의원에게 조양학당의 상황을 알려 재원을 마련해 30여년 전에 보수 공사에 들어갔다.

건물의 뼈대는 그대로 살리면서 복원 과정을 거쳐 양산초 학생들의 예절실과 조양서당으로 꾸며 학생들의 교육활동을 펼치는 장소로 활용해왔다.

김 사무국장은 "동네 어르신들과 선배들의 말에 따르면 배 곯던 시절 학당에 오면 먹을 것을 준다는 이야기에 낮에 농사일을 마치고 저녁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했다"며 "죽 한그릇이라도 함께 나누며 교육을 이어가고 싶었던 조상들의 마음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조양학당은 보수공사를 거치면서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마루바닥과 현대식 바닥을 모두 보여주도록 마무리 했다.

김현도 양산초 교감은 "조양학당은 코로나19 전까지 학생들의 음악교육(국악)과 예절교실로 활용됐다"며 "현재 전교생이 34명인데 모두 들어와 교육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규모"라고 밝혔다.

또한 일반 거주 목적의 한옥이 아닌 서당이었기 때문에 지붕 골격이 한번 꺾인 형태를 하고 있다.

양산초를 졸업한 대표적 인물로는 7회 졸업생 정직래 전 국회의원, 23회 졸업생 정환수 전 영동군교육장, 29회 졸업생 이동호 전 내무부장관, 33회 졸업생 전우덕 기업가 등이 있다.

내무부장관을 지낸 양산초 출신 이동호씨가 독립운동 기념탑 기념식수/이지효
내무부장관을 지낸 양산초 출신 이동호씨가 독립운동 기념탑 기념식수 /이지효

조양학당 앞에 눈에 띄는 기념탑이 서 있는데 조양학당을 바라보고 왼쪽에는 '조양학당설립기념비'가, 오른쪽에는 '3·1 독립운동기념탑'이 서있다.

조양학당 앞에 위치한 설립기념비 /김명년
조양학당 앞에 위치한 설립기념비 /김명년
조양학당 앞에 위치한 3·1독립운동기념탑 /김명년
조양학당 앞에 위치한 3·1독립운동기념탑 /김명년

전 내무부장관을 지낸 이동호씨는 이곳에 세거지를 둔 인천이씨 문중인데 이동호 전 장관을 비롯해 인천 이씨들의 독립운동 활약이 뛰어나 2012년 이를 기념하고 학생들에게도 교육적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아래 조양학당 앞에 세우게 됐다.

김형래 충북도문화재위원은 "이곳에 살았던 인천이씨 문중에서 독립운동가가 많이 배출됐다"며 "조양학당을 세우는데도 많이 관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조양학당 보수 직전 인천 이씨 문중에서 창호지에 쓴 조양학당의 건립서부터 역사를 적어놓은 책자를 발견했는데 이를 전북대학교에 맡겨 정확한 내용을 알려주려 했었지만 무산된 점이다.

김 사무국장은 "당시 총동문회 위원장을 맡았던 분이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조양학당에 대해 후배들에게 정확한 역사를 알려줄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양산초에는 2010년 10월에 세운 개교 100주년 기념비와 향토유적인 '이리사지 삼층석탑'도 자리해 100년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조양학당 전경 /김명년
조양학당 전경 /김명년

조양학당 입구를 지키는 실화백(측백나무과의 나무)은 111년 역사의 조양학당을 지키는 수문장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양산초 인근에는 1978년 개봉한 영화 황순원의 '소나기' 촬영장소로 유명한 송호국민관광지와 그 옆으로 금강둘레길이 자리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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