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세나協 "코로나19 여파 전년比 14.6% 감소"

2010~2020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 (단위: 백만원)
2010~2020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 (단위: 백만원)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파로 지난해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메세나협회가 공개한 '2020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는 1천7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6%(약 303억 원) 감소했다.

이는 총 390개 기업이 953건의 사업에 지원한 금액이다. 전년 대비 지원 기업 수와 지원 건수도 각각 28.7%, 33.4% 줄어들었다.

협회 측은 "관객과 대면하며 현장에서 소통해온 문화예술계가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으로 침체하면서 줄어든 문화예술 활동만큼 기업의 지원도 감소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공연장과 복합문화공간, 갤러리 등 인프라 분야 지원 금액은 1천33억 원으로 전년 대비 9.3%(106억 원) 감소했다.

미술·전시 분야는 문화예술 융합 프로젝트와 갤러리 기획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대형 전시회 등을 꾸준히 후원하던 유통과 숙박, 레저 업계 활동이 축소되면서 전년 대비 11.9%(28억 원) 줄었다.

문화예술교육 분야는 전년 대비 14.5%(25억 원) 감소했다. 이에 관해 협회는 다수 사업이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돼 예술교육의 다양성과 패러다임 전환 측면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순수예술 분야 중 보통 지원 규모가 가장 컸던 클래식은 전년 대비 42.9%(76억 원) 감소한 것을 비롯해 영상·미디어(3.2%), 연극(13.9%), 뮤지컬(44.6%), 비주류·다원 예술(49.8%), 무용(50.1%) 분야 지원이 감소세를 보였다.

전체 지원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만, 국악·전통예술(5.8%), 문학(41.9%)은 지원이 증가했다.

2020년 문화예술 지원 상위 10개 재단 및 기업
2020년 문화예술 지원 상위 10개 재단 및 기업

기업별로는 KT&G의 지원 금액이 가장 많았고, 그 뒤를 현대백화점, 현대자동차, 디엘이앤씨, 크라운-해태제과 등이 이었다.

기업 출연 재단 부문은 삼성문화재단이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는 롯데문화재단, LG연암문화재단, 두산연강재단, GS칼텍스재단 순이었다.

조사는 지난 3~6월 국내 매출액 500대 기업과 기업출연 문화재단, 한국메세나협회 회원사 등 모두 695개 사(응답률 39.6%)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협회 측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막연히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확대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나마 서울 등 대기업에서 메세나에 참여하고 있지만 충북에서는 이 마저도 찾기가 힘들 정도다.

일부 기업에서는 기부금 차원의 기금을 지자체에 지원하고 있지만 사실상 예술인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2019~2020 기업 및 재단 문화예술 지원 규모(단위: 백 만원)
2019~2020 기업 및 재단 문화예술 지원 규모(단위: 백 만원)

지역의 한 예술인은 "기업에서 직원들의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예술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메세나에 많이 참여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어서 너무나 안타깝다"며 "N기업의 경우 10년 넘게 합창교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오히려 이런 것이 직원들에게나 예술인들에게 바람직한 지원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역 예술인은 "예술단체에서 기업들을 만나 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시의 재단에서 기존에 있는 시설들을 활용해 브런치 콘서트를 할 수 있도록 기업과 예술인들을 묶어줄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오송 등 대규모 국책 단지와 오송역, 청주공항까지 연계해 주는 역할을 통해 기업도 예술로 감성을 채우고 예술인들도 행복한 청주를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메세나란

문화예술·스포츠 등 공익사업에 지원하는 기업들의 지원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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