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산서 구조대상자 지킨 충북소방 '긴박했던 10시간 '
야산서 구조대상자 지킨 충북소방 '긴박했던 10시간 '
  • 박건영 기자
  • 승인 2021.07.2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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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드론 활약…서치라이트로 위치 확인
24일 옥천소방서 119구조대·구급대원들이 추락한 요구조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충북도소방본부 제공
24일 옥천소방서 119구조대·구급대원들이 추락한 요구조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충북도소방본부 제공

[중부매일 박건영 기자] "저희가 왔으니 걱정 마세요. 무사히 귀가시켜드리겠습니다."

6시간이 넘는 산행으로 몸은 땀범벅이 됐지만 요구조자를 발견한 소방대원들은 신속하게 응급처치에 들어갔다. 하지만 칠흑 같은 어둠 탓에 거동이 불편한 환자와 함께 야산을 내려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결국 소방은 야산에서 밤을 새며, 환자를 지켰다.

24일 오후 8시 45분께 충북도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에 다급한 신고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요구조자의 동생이라고 밝힌 최초 신고자는 "A씨가 약초를 캐러갔다가 10m 산 아래로 떨어졌다"며 "10시간째 조난당한 상태"라고 구조요청을 했다.

A씨는 이날 오전 11시께 충북 옥천군 군서면의 한 야산에서 추락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고 충격으로 휴대폰 액정이 깨지면서 119 신고도 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걸려온 동생의 전화를 받아 사고 사실을 알렸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은 A씨 추락 예상지점을 설정하고 수색에 나섰다. 하지만 어둠이 짙게 내린 야산에서 요구조자를 발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에 소방은 드론을 운용하는 신속기동팀을 투입, 항공수색도 병행했다. 다행히 다음날 밤 12시 46분께 드론을 통해 A씨의 위치를 확인했다.

신속기동팀은 공중에서 서치라이트로 A씨가 있는 위치를 비췄다. 그 빛을 따라 이동한 옥천소방서 구조·구급대 7명은 25일 오전 3시께 A씨와 극적으로 만난다.

25일 옥천소방서 119구조대·구급대원들이 옥천군 군서면의 한 야산에서 추락한 A(57)씨를 구조하고 있다./충북도 소방본부 제공>
25일 옥천소방서 119구조대·구급대원들이 옥천군 군서면의 한 야산에서 추락한 A(57)씨를 구조하고 있다./충북도 소방본부 제공>

A씨는 어깨뼈 등 다수의 골절상을 입어 거동이 힘든 상황이었다. 대원들은 헬기 이륙이 가능한 아침까지 산에서 A씨 곁을 지키기로 한다.

김동현 소방사는 "장시간 고립으로 불안해하는 A씨를 진정시킨 후 물을 조금씩 마시게 하면서 탈수 증세를 예방했다"며 "빵 등 식량도 가지고 올라갔지만 부상 때문에 먹지는 못했다"고 했다.

이어 "병원 이송 전까지 환자가 최대한 편하게 쉴 수 있도록 대원들이 세심하게 보살폈다"고 덧붙였다.

A씨가 잠든 상태에서도 수시로 의식을 확인하고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가져간 천을 덮어드리며 출동대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움직였다.

A씨는 "혼자 있을 때 뱀이나 야생동물이 덮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두려웠는데, 소방대원들이 곁을 지켜주니 안심이 됐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소방대원들 덕분에 A씨는 이날 오전 6시 33분께 소방항공대 헬기를 통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충북소방은 신고접수 10시간여 만에 상황을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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