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김종업 기(氣)박사·한국정신과학학회 상임이사

한 인간의 삶 전체를 인생사 라고 합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의 인생을 이야기 하시는걸 들여다 보면 소설책 한권입니다. 거기에 개인의 주관적 해설이 더해 추억이나 기억으로 풀어 나가는 것이죠. 그래서 어른들은 내 인생 자체가 소설이라고 한마디씩 하는 것입니다. 역사 또한 개인의 기억들이 모여 집단의 기억이 되고, 그 집단의 삶 추억이 역사라는 이름으로 후대에 전해집니다. 개인의 이야기를 스토리라 하고 집단의 이야기를 히스토리라 하는 것이 역사의 본질을 말한 영어입니다.

여기에 필수적인 요소는 각자의 주관입니다. 자신의 삶을 판단하는 가치기준이 있기 마련이죠. 역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이 자신의 판단을 함께 기록합니다. 사실 뒤에 반드시 '논'을 추가해 기록자 자신의 가치로 그 사실을 논하는 것이죠. 이를 역사를 바라보는 눈이라 하여 사관(史觀)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역사관이 어떻다느니 하는 논객들의 구라가 먹히는 것이 배움의 깊이를 자랑하는 단어로 쓰이는 것이죠.

왜 이런 장광설을 늘어 놓느냐, 근래들어 나라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분이 이런 역사인식, 개인의 사관으로 주장하는 바가 너무 어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현대역사에 있어 '일제 강점기 이후 해방된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참 좁다'라는 안타까움이 있어서입니다. 미군이 점령군이고 소련군이 해벙군이다? 웃깁니다. 정규교육을 받은 일이 없이 아마 독학한 경험으로 자기만의 사관을 가진 것 같은데, 역사의 기준을 어디에 두는지도 모르는 천박한 지식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일본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미군이 점령군이죠. 자기들의 땅을 전쟁으로 이기고 점령했으니까요. 한국의 입장에서는 일본군이 점령군이고 그 일본군을 쳐부순 군대가 해방군이거든요. 소련군을 북한 입장에서 해방군이라고 하는건 어느정도 이해가 갑니다만, 같은 기준으로 봐서도 미소 양 대국을 한쪽은 점령군, 한쪽은 해방군 하는 것은 사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개인이든지 각 사관은 있습니다만, 그래도 사실을 '논'할 때는 가치기준이 올발라야 합니다. 그 시대의 흐름과 정세, 그시대 인간 집단이 가진 생각의 틀 등이 종합되어야 역사관이 잡히거든요. 그래서 지금의 정치집단이 내 세우는 정책이나 인간의 평가를 역사에 맡긴다고 하지 않습니까. 후대의 기준으로 현대의 흐름을 살펴보라, 이것이 오늘을 사는 지도자의 가치기준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재명씨. 대한민국이 우리가 만든 나라입니까 아니면 강대국이 만들어 준 나라입니까. 조선말기의 역사는 그렇다 쳐도 해방시대는 요리조리 따져보고 공부해야 됩니다.

우리는 일제 강점기로 인식하지만 일본 입장에서는 자기들이 점령하여 다스린 자기나라입니다. 한국과 중국, 필리핀, 말레이 버마 등 다 일본 자기나라입니다. 다른 말로는 여러나라를 하나로 묶었으니 제국입니다. 대영제국, 러시아 제국 등. 일본 제국을 전쟁에서 이기면 제국 해체가 기본이요, 해체의 기본은 각 나라를 독립시키는 것이죠. 그래서 독립시켜 준 나라가 한국등 동남아 여러나라로 우리는 그들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일본한테는 점령군이요, 한국한테는 해방군이 됩니다.

김종업 기(氣)박사·한국정신과학학회 상임이사
김종업 기(氣)박사·한국정신과학학회 상임이사

이후에 우리가 참 운이 좋았습니다. 이승만이 학위공부할 때의 지도교수가 루즈벨트였습니다.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될 줄 이승만도 몰랐는데, 둘다 대통령이 되니까 한국의 운때가 살아났습니다. 초기 건국시 우리의 국민소득은 27불이었습니다. 극빈국이었는데 다시 6·25가 터졌습니다. 불쌍하기로는 지금의 아이티보다 더했습니다. 이걸 딛고 다시 일어선 것이 일본 사관학교를 나온 박정희 인맥이 있어 가능했던 겁니다. 다음에는 어떤 지도자가 나와야 되는지를 도인의 눈으로 한번 논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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