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류시호 시인·수필가

얼마 전 울릉도 섬여행을 갔다. 20대 초반에 다녀오고, 40대 중반에는 업무차 갔었는데, 그때는 포항항에서만 출발했고, 울릉도 접안 시설이 미약하여 도동항으로만 여객선이 다녔다. 날씨와 파도가 항해하기에 좋아 울릉도 도착 후 바로 독도로 갔다. 독도에는 1년에 30~40일 정도 입도가 가능한데, 운이 좋아 독도 땅을 밟을 수 있었다. 독도는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사랑하고 지켜야 할 중요한 영토로 독도에 관한 시인들의 시(詩)가 생각이 났다.

울릉도에는 대학을 함께 다닌 동창 S가 서울로 유학을 마치고 울릉도로 돌아가 어업에 종사하며, 군의원 3회 군의회 의장을 역임하고 지역에서 유지로 봉사활동하고 있다. 반갑게 만나 살아온 이야기도 듣고 특별 주문한 물회를 먹었는데 지금까지 먹어본 물회 중 최고였다.

옛날에 갔을 때는 여행 가이드가 없었고, 일주도로가 없어서 울릉도 전체를 볼 수가 없었다. 지금은 여행사를 통하여 현지에 도착하면, 25인승이나 12인승 승합차 운전사가 운전과 가이드를 겸하여 다른 여행지와 구별이 된다. 울릉도는 1읍, 2면, 섬 전체인구가 한때 2만 4천 명이었지만, 지금은 1만 명 미만이고, 자동차 대수가 9천 대라고 하니 도로가 매우 복잡했다.

다음날, 하루 3천 톤 이상 방류하는 울릉도의 젖줄 봉래폭포와 3번째 큰 섬 관음도, 저동항 촛대 바위, 거북바위, 북면 코끼리 바위 그리고 나리분지를 갔다. 울릉도의 도동항, 사동항 등 절경도 있지만 북면의 높은 언덕에서 동해 바다를 바라보는 풍경은 일품이다. 그래서인지 가수 이장희(3층 건물 울릉천국)가 자리 잡은 곳도 북면 언덕에 있다. 이장희는 쎄시봉에서 통기타 가수로 활동하다가 대마초 사건으로 쎄시봉이 문을 닫아 미국 LA.로 가서 방송국을 운영했다. 그는 교포 사회에서 유명해지고 그 후 울릉도에 정착하였다.

그런데 20여 년 전 나리분지를 갔던 기억이 났다. 나리분지는 성인봉 북쪽의 칼데라화구가 함몰하여 형성된 화구원으로 울릉도 유일한 평지이다. 동서 약 1.5㎞, 남북 약 2㎞의 나리분지는 화구원 안에 있던 538m 알봉의 분출로 두 개의 화구원으로 분리되어, 북동쪽에는 나리마을, 남서쪽에는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는 알봉마을이 있다. 그곳에서 일행들과 특산물을 사 먹었다.

마지막 날, 죽도를 갔다. 죽도 면적은 6만 평, 해발고도는 116m이다. 섬 둘레를 따라 도는 산책로는 약 4㎞ 길이다. 울릉도 부속섬 44개(유인도 4, 무인도 40) 중 가장 큰 섬으로, 대나무가 많이 자생하여 대섬·대나무섬·댓섬이라고도 한다. 섬 안에는 쉼터와 전망대, 야영장, 피크닉장, 헬기장, 향토음식점, 낚시터 등 편의시설이 있다. 이곳에 인간극장에 출연한 1가구가 살고 있다.

류시호 시인·수필가
류시호 시인·수필가

울릉도 일주도로를 따라 여행을 하며 느낀 점은 아직도 공사 중인 도로가 많지만, 사동항에 건설 중인 경비행기 활주로와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더욱 많은 관광객이 몰릴 것 같다. 독도가 울릉도 보다 먼저 생겼고, 울릉도와 독도의 바다 아래 땅(바위 산)이 한반도 보다 넓다고 안내를 하는데, 해양자원이 풍부하여 우리 영토로서 부가가치가 높다. 그런데 서울에서 울릉도를 여행하려면 장거리 버스와 동해바다 파도를 이겨내고 여객선을 타야 하는 부담도 있지만, 일본과 소유권 분쟁을 하는 독도도 볼 수 있는 매력 있는 신비의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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