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중심 편견 깨고 '현존 最古' 가치 제대로 존중"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단장 박기태)에서 인턴으로 활동하고 있는 콜롬비아 출신 미국 영주권자인 루이사 라미레스 몬또쟈(24·여, 이하 루이사)가 청주 흥덕사에서 발행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전세계에 알리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루이사는 지난달 5일부터 오는 27일까지 반크 인턴으로 활동하며 직지를 세계에 알리는 동영상을 영어와 스페인어로 제작해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를 알리고 반크 직지 홍보사이트(jikji.prkorea.com) 에서 직지를 알리는 컨텐츠를 기획해 구축하고 있다.

루이사는 "지금까지 반크 인턴으로 일하면서 알게 된 다양한 한국의 역사와 문화 중 제가 가장 신기했던 점은 바로 직지"라고 밝혔다.

루이사는 고등학교 때부터 세계 역사와 유럽 역사를 열심히 공부했지만 직지에 대해서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어서 그 이유가 뭘지 생각해봤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저는 서양의 유물이나 유산을 동양의 유물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명백한 학문적 편견이 여러 차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러한 편견이 직지가 구텐베르크 성서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직지는 세계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인쇄본이며 1377년 한국에서 만들어져 독일의 구텐베르크 성경보다 약 78년 먼저 만들어졌다.

루이사는 "직지에 대해 더 알아보니 현재 직지의 법적 소유권자인 프랑스가 직지에 대해 걸맞은 가치나 인정을 해주지 못했다는 것도 알게 됐다"며 "직지에 대해 많은 연구가 있었고, 알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을 비롯한 저명한 인사들 또한 금속활자기술이 한국에서 기원됐고 문화교류를 통해 유럽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지만 프랑스가 왜 직지를 한국에 돌려주거나 박물관에 제대로 전시하지 않는지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고 전했다.

루이사는 사회 발전을 주도한 것이 서양이라고 이야기하고, 그렇게 가르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했다.

그녀는 "인류가 진보하고 점점 더 세계화됨에 따라 모든 국가와 문화를 인정해주고 존중해야 하는 것이 우리 세대의 의무와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구텐베르크 성서가 금속활자의 기원이라고 알려져 왔지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은 '직지'라며 서양을 중심으로 문화가 발달했다고 이야기 하는 것도 이제는 멈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루이사의 영상을 본 댓글에는 "외국인분이 우리 문화에 관심을 갖고 알리는 활동을 하는 것이 정말 감사하게 느껴지면서도 한국인으로서 그동안 역사적 오류에 대해 무지했던 것을 반성하게 하는 영상", "학문적 편견이 있다는 말이 인상깊고 안타까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반크는 직지를 세계에 알리는 카드뉴스를 한국어, 영어로 만들어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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