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현구 청주시 청원구 산업교통과 교통지도팀장

과학과 기술의 진보로 사람을 대신하는 로봇이 발명된 뒤, 발전을 거듭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이에 못지않게 무인 운송 수단 또한 빠르게 발달하며 확산 중이다. 전자는 차치하고 후자에 대한 궁금증을 한번 풀어보려 한다. 자율 주행 자동차를 비롯하여 무인기(드론, 비행기), 무인 선박, 무인 지하철 등이 후자에 속한다. 여기에는 인간의 오감을 대신하는 센서, 운영 프로그램, 제어장치 등이 내장되어 있고, 자율성 수준이나 사람의 탑승 여부, 원격 조정 기능 등에 따라 작동 방식이 달라진다. 자율(완전, 부분) 혹은 반자동이나 원격 조정(수동 포함) 등의 방법으로 운행되며, 필요에 따라 운전 방법이 전환되기도 한다.

무인 운송 도구 가운데 아무래도 일반인의 관심은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자율 주행 자동차에 쏠린다.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 차세대 차량으로 전기차, 수소차와 함께 무인 차 개발 경쟁이 활발하다. 지난 2019년, 정부는 2027년까지 5G 연계 완전 자율(레벨 4) 주행 구현을 위한 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각종 인프라 구축과 제도적 기반 마련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 고장 청주 지역에서도 자율주행 차량과 관련한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장차 우리는 전에 없던 이런 차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우선, 완전히 자율이든 부분 자율이든 간에 모든 도로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다. 자동차 전용도로 같은 데는 필요한 인프라를 갖추기 용이하여 별문제가 없겠으나, 복잡한 시내나 이면 도로에서는 수동 운전이 불가피하다. 자동차 업계에서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첨단 기술이나 AI(인공지능)에 의한 무인 자율 주행이 보다 안전하다고 하며, 상당 부분 수긍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감지기 불량, 차량 고장, 프로그램 오작동 등에 의하여 순간적으로 차량이 무방비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이럴 때 이를 멈추거나 컨트롤되지 않을 개연성이 높다. 쉽게 말하여 확률이 적다고는 하나 자동차가 흉기나 날벼락이 될 소지가 숨어 있다.

각자가 자택 등지에서 자율 주행하는 자동차를 무선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한다면 어떨까. 순기능이 많겠으나 역기능 또한 우려된다. 몹시 화가 났거나 취한 상태에서 원격으로 잘못된 명령을 내리면 난폭 운전, 주폭 운전이 가능해진다. 무인자동차도 사람이 운전석에 탑승하고 운전자는 면허증을 소지해야 안전하다고 본다. 자율 주행 중에 긴장의 끈을 완전히 놓지 말아야겠다. 만일 졸리거나 음주한 상태에서 운전석에 앉았다면 불가피한 경우에 한하여 최소한의 조작에 그칠 것을 권장하고 싶다.

한현구 청주시 청원구 산업교통과 교통지도팀장
한현구 청주시 청원구 산업교통과 교통지도팀장

자율 주행도 좋으나 모두의 안전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보이지 않는 골목길에서 뛰어노는 아이나 어두운 거리에서 칙칙한 색상의 옷을 입고 도로를 건너는 분을 인지하고, 이를 차내 디스플레이 화면에 표시하며 경고음을 내는 따위의 기능을 확충하길 희망한다. 더불어, 인공지능체나 무인자동차 등이 인간의 삶에 커다란 도움을 주는 것은 명백하나 사람의 역할을 전적으로 대체하기는 힘들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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