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녹색도시' 목표 발맞춰 전력수급 안정화 한 뜻

한국남부발전 남제주LNG복합발전소 전경 /한국남부발전 제공
한국남부발전 남제주LNG복합발전소 전경 /한국남부발전 제공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전국적으로 환경문제 등을 내세우며 LNG발전소의 건립에 대해 일부 지역에서 님비(NIMBY) 현상이 뚜렷히 나타나고 있으나 제주는 조금 특별하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전력수급 안정과 '탄소없는 섬 제주 2030'을 표방하며 일찍부터 LNG발전소의 건립에 대해 논의해왔다. 더구나 민·관이 발전소 건립의 필요성을 정부에 호소하는 등 추진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현재는 2019년 준공된 한국중부발전의 제주LNG복합발전소와 지난해 12월 준공된 한국남부발전 남제주LNG복합발전소 등 제주도내에만 2곳의 LNG발전소가 운영중이다.


◆민관 합심 'LNG 발전소' 건립 지속 요청= 제주도내 LNG발전소의 건립은 국내에서 손꼽힐 정도로 오래전부터 추진돼왔던 사안이다.

처음으로 LNG발전소가 공식적으로 거론된 것은 지난 2006년이다. 그해 4월 제주도내 유래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의 광역정전 사태가 발생하며 전력수급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시 노무현 정부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해 제2해저 송전선로 증설과 함께 LNG발전소 건립을 추진했다.

다만 불과 2년만이 2008년 이명박 정부에서 LNG발전소를 전면 백지화하면서 계획이 무산됐다.

그러나 수 년이 지난 이후 다시 전력 수급 문제가 대두되면서 탄력을 받는다.

당초 2017년 준공 예정이었던 제3차 해저연계선 건설이 장기간 지연됨에 따라 제주도내 예비전력 부족에 따른 전력 수급 불안정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NG발전소 건설의 시급성과 당위성에 대해 학계와 발전사로부터 꾸준히 제기됐고 제주도 차원에서도 LNG발전소 건설의 정부계획 반영을 적극 건의했다.

그 결과 2014년 산업부와 전력거래소가 공동으로 시행한 '제주지역 중장기 전력수급 안정을 위한 긴급 발전설비 건설 의향조사'로 제주지역에 발전설비 확충의 시급성이 인식됐다.

대규모 블랙아웃 사태의 발생 이후 10여년만에 발전소 건립이 긴급 확정된셈이다.


◆제주 첫 LNG발전소 건립 '한국중부발전'= 전력 자립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던 제주에 2019년 한국중부발전에서 첫 LNG발전소가 들어선다.

. 한국중부발전 제주발전 전경 /한국중부발전 제공
한국중부발전 제주발전 전경 /한국중부발전 제공

이 발전소는 제주지역의 전력공급의 20%를 책임지며 제주도내 전력수급 안정과 에너지 자립에 힘을 보탰다.

앞서 한국중부발전은 제주시 삼양동 제주화력발전소 구내에 총공사비 약 2천694억원을 투자해 240㎿급 제주LNG복합발전소를 건립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후속절차는 민관 모두가 발전소의 건립을 오랜기간 염원했기 때문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주민의견수렴, 환경영향평가 등 후속절차를 이행하고 인허가 절차를 거쳐 2016년 3월 첫 삽을 떳다.

특히 당시 제주LNG복합발전소는 제주지역 최초로 청정연료인 천연가스를 사용, 환경문제로 거론됐던 초미세먼지·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 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최첨단 탈질설비를 비롯한 최신 환경저감 설비의 설치로 에너지전환 시대를 선도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더구나 발전소 건립 과정에서 큰 파열음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는 중부발전 제주발전본부가 제주도민과의 지속적인 소통과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는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본부는 장학사업과 교육환견개선사업은 물론 재능기부 활동을 시행해왔고 취약계층을 위한 김장나눔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에도 힘써왔다.

또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 제주대에 대학 발전기금을 출연(현재 총 4억5천만원)했으며 다양한 지역사회 경제활동에도 앞장서는 등 지역 민심을 사로잡으면서 현재도 큰 파열음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후발주자로 나선 '한국남부발전'= 첫 LNG발전소의 성공적인 출범에 힘입어 두번재 LNG발전소도 들어선다.

지난해 12월 남제주LNG복합발전소 준공식 사진 /한국남부발전 제공
지난해 12월 남제주LNG복합발전소 준공식 사진 /한국남부발전 제공

한국남부발전은 지난해 12월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남제주발전본부 내 150㎿급(50MW급 가스터빈 2기, 스팀터빈 1기로 구성) 남제주복합발전소를 준공했다.

이 발전소는 정부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되 2019년 첫 삽을 뜬 이후 총 3천821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됐다. 건립 과정에서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인 악재가 겹쳤으나 큰 사고는 없었다.

예비 타당성 보고서 기준 연간 1천300GWh의 전력생산(제주도내 전력소비량의 12%)을 이뤄내며 재생에너지으 불규칙적 출력변동과 전력수요 증가에 대비할 수 있게 됨 셈이다.

특히 제주형 뉴딜로 청정 환경과 에너지기술 융·복합 산업이 공존하는 탄소중립적 글로벌 녹색도시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제주의 특성을 고려했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가교 에너지로 LNG를 활용하고, 질소저감 연소기, 질소저감설비, 먼지집진기 다중 적용으로 오염물질 배출기준보다 2배 엄격하게 설계해 탄소중립 정책에 발을 맞춘다는 계획을 세웠다.

남부발전 역시 발전소 건설에 있어 지역과의 상생에도 힘썼다.

발전소 울타리를 걷어내고 화순항과 연결된 올레길을 조성하여 주민 및 관광객의 편의를 도모하고, 주변 환경과 조화로운 산책로 및 공원(나누리파크) 조성, 산방산, 박수기정과 조화로운 경관 설계 등으로 올레 관광객이 찾는 랜드마크를 조성계획을 세웠다.

또한 발전소에서 배수되는 해수의 인근 애플망고 농장 및 돌돔·붉바리 양식장 공급으로 지역소득 창출에 기여하는 등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제고했다.


◆준공 끝난 LNG복합발전소 잡음. 이유는?= 그러나 한국남부발전의 남제주LNG복합발전소는 준공 수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LNG연료를 이용한 발전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연료 주입을 위해 제주시 애월읍에 위치한 한국가스공사 제주 LNG본부에서 서귀포시 안덕면 남제주발전본부까지 이어지는 가스관 매설 공사과정에서 일부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발전소 건립이라는 큰 산을 넘었으나 또 다른 난관에 봉착한 셈이다.

특히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 마을회, 노인회, 부녀회, 청년회 등으로 구성된 대책위원회 등 주민들은 마을 중심을 통과하는 가스관으로 폭발의 위험성이 큰 것은 물론 각종 제약이 따를 것을 우려해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에는 도로마다 눈에 띄일 정도로 수 많은 건립 반대 플래카드들이 게재돼 있었다. /이완종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에는 도로마다 눈에 띄일 정도로 수 많은 건립 반대 플래카드들이 게재돼 있었다. /이완종

강태종 대책위원장은 "LNG발전소 건립에 대해서는 누구도 반대하는 사람이 없었으나 마을 중심을 통과하는 가스관은 위험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행위"라며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계획을 세운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에는 도로마다 눈에 띄일 정도로 수 많은 건립 반대 플래카드들이 게재돼 있었다. /이완종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에는 도로마다 눈에 띄일 정도로 수 많은 건립 반대 플래카드들이 게재돼 있었다. /이완종

그러면서 "이미 현재의 계획이 아닌 중심가를 벗어난 5곳의 계획안을 제안했으나 공식적인 답변은 없었다"며 "우리는 무조건적인 반대를 하는 것이 아닌 안전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은 제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남부발전 관계자는 "현재 가스공사측에서 주민 수용성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중이고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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