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창림 천안주재 부장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음주운전' 논란이 충남 천안에서도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 천안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종담 천안시의원은 지난 3일 "음주운전은 예비살인이다. 대리비 아끼려고 운전했다고. 가난한데 술 먹을 돈은 있나보다. 천안시장보궐선거도 음주운전 3회 후보 때문에 졌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렸다.

민주당 천안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경쟁자가 될 수 있는 다른 후보를 겨냥한 글이었다. 이에 대한 반응은 "굳이 자당후보를 저격할 필요가 있는가. 원팀은 이미 깨진 것 같다" 등 '아쉽다'는 논조가 대부분이다. 그중 유독 눈에 띄는 단어는 '사과'였다. 사실 천안은 도의원 선거를 민주당이 독식할 만큼 민주당 바람이 무섭게 몰아친 지역이다. 그래서 일까. 민주당은 천안에서 이상하리만큼 '사과'라는 것에 인색했다.

천안아산경실련은 2018년 4월 피의자 신분이었던 구본영 전 시장의 전략공천 부당성을 주장하며 당시 추미애 당대표에게 철회를 요구하고 윤리심판도 청구했다. 그러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시민단체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구본영 전 천안시장 당선 후 시장직 상실에 따라 2020년 4월 보궐선거가 이뤄졌다. 이때 민주당의 사과는 없었다. 선거 과정에서 구 전 시장 지지에 급급했던 민주당 시의원들 중 누구 하나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

유창림 부장·천안주재
유창림 부장·천안주재

또 보궐선거에서 책임론이 뒤따랐지만 민주당은 오히려 당헌당규를 무시하고 보궐선거에 후보를 냈다. 이종담 의원이 저격한 그 후보다. 당헌당규를 어기고 후보를 낸 것에 대한 사과도 물론 없었다. 어쩌면 서울·부산 보궐시장에 후보를 낸 민주당의 예고편이 천안시장 보궐시장 선거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종담 의원이 쏘아올린 공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모르지만 그 글에 달려있는 '사과'는 지금도, 앞으로도 유효한 지적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