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동물원, 무도위 속 사과·당근 등 얼려 공급

 [중부매일 김명년 기자] 찜통더위가 이어진 5일 청주동물원 (왼쪽부터) 히순이, 도도, 달이가 얼음간식을 먹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김명년
찜통더위가 이어진 5일 청주동물원 (왼쪽부터) 히정이, 도도, 달이가 얼음간식을 먹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김명년

[중부매일 박건영 기자] 청주지역에 한 달 째 폭염특보가 이어지면서 동물들도 힘겨운 여름나기에 한창이다.

청주의 한낮 기온이 35도까지 치솟은 5일 오후 청주동물원. 거세게 내리쬐는 햇볕 아래 사육사들이 두 손에 양동이를 들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동물들의 여름철 건강관리를 위해 사과, 당근, 고구마 등을 얼린 특별식을 주기 위함이다.

그늘에서 쉬고 있던 반달가슴곰 5마리에게 얼린 간식과 수박 등을 주자 곰들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부매일 김명년 기자] 폭염이 이어진 5일 청주동물원에서 사육중인 반달가슴곰 '달이'가 얼음 간식을 먹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김명년
 폭염이 이어진 5일 청주동물원에서 사육중인 반달가슴곰 '달이'가 얼음 간식을 먹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김명년

무리 대장인 '반돌'은 사육장 내 최고 명당인 수영장을 독차지하고 간식을 즐겼다. '달이'는 얼음간식을 가슴팍에 대고 비비며 더위를 식혔다.

다른 곰들도 일주일 만에 마주한 얼음 특식을 허겁지겁 깨물어 먹었다.

권혁범 사육사는 "얼음을 자주 먹게 되면 설사하고 배탈 날 우려가 있다"며 "간헐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물의 왕 사자와 호랑이도 무더위 앞에서는 장사가 없었다.

[중부매일 김명년 기자] 찜통더위가 이어진 5일 청주동물원 아프리카사자 '도도'가 캣닢 샤베트를 먹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김명년
 찜통더위가 이어진 5일 청주동물원 아프리카사자 '도도'가 캣닢 샤베트를 먹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김명년

얼음간식이 배달되기 전까지 사자 '도도'와 '먹보'는 그늘 아래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육사가 얼린 캣닢(고양잇과 동물들이 좋아하는 풀)을 놓아주자 사냥감을 발견한 듯이 재빠르게 다가왔다. 그러더니 자신을 응시하는 취재진을 무섭게 노려보며 경계했다.

시베리아 호랑이들은 아예 실내 사육장에서 나올 생각이 없는 듯 했다. 대형 선풍기와 차가운 물이 나오는 실내에서 '방콕' 피서를 즐겼다.

히말라야 원숭이 '히정이' 가족과 2018년 태어난 일본원숭이 '단비' 가족도 바나나와 사과를 얼린 특식을 먹었다.

[중부매일 김명년 기자] 폭염이 이어진 5일 청주동물원 히말라야원숭이 '히순이'가 얼음 간식을 먹으며 더위를 달래고 있다. /김명년
폭염이 이어진 5일 청주동물원 히말라야원숭이 '히정이'가 얼음 간식을 먹으며 더위를 달래고 있다. /김명년

전은구 사육사는 "동물들이 더위에 지치지 않도록 특별식을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등 건강관리에 특별히 신경쓰고 있다"며 "휴원 기간 동안 재개관을 대비해 동물원을 정비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청주동물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11월 29일부터 휴장 중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