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마라톤 최경선, 근육경련으로 쓰러지고도 완주
김우진·신재환 금메달 2개 수확, 한미진·진민섭 등 선전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충북 선수들이 불굴의 투지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충북을 대표한 8명의 선수들은 압도적 기량과 포기하지 않는 투지로 올림픽을 빛냈다.

지난 7일 일본 삿포로 오도리 공원에서 열린 여자마라톤 경기에 출전한 충북 중장거리 육상 간판스타 최경선(29·제천시청)은 결승선을 500여m 남기고 쓰러졌다. 발바닥부터 시작된 근육경련은 더 이상의 레이스를 불가하게 했다. 하지만 1~2분 남짓 몸을 추스른 최경선은 다시 달렸다.

고통을 참고 달린 그는 2시간35분33초(전체 34위)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혼신의 힘을 다한 그는 휠체어의 도움을 받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지난 7일 일본 삿포로 오도리 공원에서 열린 여자마라톤 경기에 출전한 최경선(29·제천시청)은 결승선을 통과한 후 휠체어의 도움을 받아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최경선은 경기 직후 이번 올림픽을 "가장 힘들었던 경기"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최경선을 지도하고 있는 이태우 제천시청 코치는 "부상 극복과 지독한 더위라는 이중고를 이겨낸 값진 경기인 만큼 다음을 더 기대해 달라"고 했다.

이 코치는 "여러 악조건 속에서 최경선이 훌륭하게 경기를 했다"며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메달권에 있는 만큼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파리올림픽에서는 한국여자마라톤 사상 첫 탑10을 달성이라는 역사적 순간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여자마라톤 최고 성적은 88서울올림픽 당시 이미옥 선수의 15위다.

26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 도쿄올림픽 남자 단체전 결승전에서&nbsp;김우진이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연합뉴스<br>
지난달 26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 도쿄올림픽 남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김우진이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연합뉴스

김우진(29·청주시청)은 대표팀 에이스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개인전은 8강에서 대만 선수에게 덜미를 잡히며, 다음 대회를 기약하게 됐다.

지난 2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신재환이 연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신재환이 연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재환(23·제천시청)은 여홍철과 양학선을 잇는 '도마의신'으로 우뚝 섰다. 그는 도마결선에서 14.783점을 기록하며 세계정상을 차지했다. 선수생활 포기까지 간 고질적인 허리부상을 이겨내고 거둔 성과였던 만큼 인간승리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결과다.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유도 여자 78kg 이상급 16강전 경기에서 한미진이 슬러츠카야 마리나(벨라루스)를 상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유도 여자 78kg 이상급 16강전 경기에서 한미진이 슬러츠카야 마리나(벨라루스)를 상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도 78㎏ 이상급 8강전에서는 한미진(26·충북도청)이 120㎏의 상대 킨제르스카(아제르바이잔)에 맞섰다. 40㎏ 이상 차이나는 신체조건 속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경기내용으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지난달 31일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장대높이뛰기 예선전에 출전한 한국 진민섭이 5m30 1차 시기를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장대높이뛰기 예선전에 출전한 한국 진민섭이 5m30 1차 시기를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33년 만의 육상 장대높이뛰기 올림픽 본선무대에 진출한 진민섭(29·충주시청)은 예선에서 5m50의 기록으로 전체 19위에 올랐다. 결선무대는 좌절됐지만, 높이뛰기 우상혁과 함께 우리나라의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달 19일 오전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소총 남태윤이 훈련하던 중 손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9일 오전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소총 남태윤이 훈련하던 중 손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사격에서는 남태윤(23·보은군청)이 10m 공기권총 혼성단체전에서 4위까지 올랐다. 여자 50m 소총3자세에 나선 조은영(25·청주시청)은 평균 9.625점을 쏘며 32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남자 25m 속사권총에서는 송종호(31·IBK기업은행)가 아쉽게 실격했다. 송종호는 지난 1일 경기에서 283점(평균 9.433점)을 기록해 22위에 올랐지만, 경기 후 탄속검사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다음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33개 종목 339개의 금메달을 걸고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를 따냈다. 충북은 이중 2개의 금메달을 책임진 것과 더불어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큰 감동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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