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창석 전 공주교육장

2021년 올해는 유난히도 더위가 길고 열대야도 오래 지속되고 있다. 그런 무더위가 막바지라는 것을 알리는 말이 말복(末伏)인데 무더위의 끝, 또는 마지막 복날이라는 것이다.

복의 한문은 엎드릴 복(伏)자로 사람이 개처럼 엎어져 있는 것이다. 극심한 더위에 꼼짝 못하고 엎어져 있다는 의미로 복날이라 했다.

복은 삼복이 있는데 초복은 하지로부터 세 번째(경일(庚日), 중복은 네 번째 경일, 말복은 입추로부터 첫 번째 경일이다.

복날은 열흘 간격으로 초복에서 말복까지 20일이 걸리지만, 해에 따라서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이 되기도 하며 이를 월복(越伏)이라고 하는데, 올해가 월복에 해당한다.

중국 사마천이 지은 사기(史記)를 보면 진, 한 시기에 삼복이 시작되었다고 하며 이 때 조정에서 신하들에게 고기를 나누어 주었으며 민간에서도 더운 여름에 식욕이 떨어지는 것을 보충하기 위하여 육류나 영양가 높은 음식을 먹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삼복 시기에 보신탕, 삼계탕, 장어, 민어 등의 소비가 많이 되고 있고, 특히 나이 먹은 사람들에게 보신탕이 인기 있는 메뉴였다.

공주는 유난히도 보신탕이 유명했는데 그것은 아마 공주에 유일하게 존재했던 국립결핵병원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4~50년 전에는 우리나라에 결핵환자들이 많았고 그 환자들이 대체로 몸이 야위고 허약하였는데 그런 때 몸보신에 제일가는 것이 보신탕이라 하여 보신탕을 많이 찾았다.

그런 환자들을 상대로 음식을 많이 만들다 보니 당연히 보신탕 요리 솜씨가 늘어나서 맛있는 보신탕을 만들 수 있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다.

그러나 세월이 많이 변하였고, 요즈음 동물애호의 분위기가 확산되며 현재 보신탕의 수요는 엄청 줄어들었다고 한다.

복날은 당연히 더워야한다. 올해는 서두에 이야기 했듯이 월복이다. 초복에서 말복까지가 보통은 20일인데 올해는 30일이 된다.

올해는 월복으로 인해 더위가 더욱 길다고 해도 예년의 기후를 보면 월복시기에도 말복이 지나면 여지없이 시원한 바람이 더위를 식혀주었다.

올해도 말복이 지나면 시원할 수 있을까? 그런데 올해 서울의 경우 지난 7월 27일까지만 열대야가 13일 계속되었고 올해 20일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말복을 맞으며 우리를 힘들게 하는 이 무더위가 종지부를 찍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최창석 전 공주교육장

또 이 기회에 세계의 지도자들이 아름다운 우리의 터전 지구를 기후위기로부터 구출하려는 각오가 더욱 새로워졌으면 한다.

나는 나의 손자, 손녀들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엄청 사랑한다. 대한민국, 아니 세계의 할아버지, 할머니 중에서 손자, 손녀들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은 없으리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그 사랑하는 후손들에게 아름답고 쾌적한 지구를 물려주어야 하지 않을까? 이제는 지도자뿐만 아니라 나 같은 평범한 범인들도 맨 먼저 기후 위기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시간들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키워드

#기고 #복날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