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완종 사회경제부

"조금이라도 더 오를 것 같아서 '울며 겨자먹기'로 아파트를 매입했습니다. 어쨌든 내집 마련은 이뤘습니다." 지난해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 마련에 나섰다가 아파트 가격 급등으로 인해 예상보다 큰 지출로 한 지인의 말이다.

이 지인은 당시 눈여겨보던 매물을 놓쳐 크게 낙심했으나 연일 지속상승중인 아파트 가격에 오히려 무덤한 모습이다. 이 처럼 연일 상승중인 '집값'에 내집마련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아파트 가격은 총 6.68%가 올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앞서 지난해 청주 아파트의 가격 급등이후 규제가 뒤따랐으나 올해도 여전히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오히려 그 세가 더 커진 모습이다. 게다가 올해초 소부장2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등 개발호재가 겹친 청주시를 비롯해 기업도시 공급 아파트의 전국구 청약과 갭투자가 몰린 충주시 역시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이 같은 상승 열기는 비(非)아파트로 옮겨 붙는 모양새다. 작년까지 가격이 떨어졌던 연립주택이 오름새로 전환됐고 큰 변동이 없었던 단독주택 역시 올랐다. 연립·단독주택은 녹지와 놀이터, 주차장 등의 인프라가 열악하고 편의성도 부족해 그동안은 훈풍에도 제자리 수준이었다.

그러나 아파트 가격 고공행진에 실거주 매입자의 부담이 커졌고 주거 안정성을 위해 연립·단독 주택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규제에서 벗어난 소규모 주택의 인식이 바뀌면서 '규제 틈새'를 노리는 투자자들도 몰리고 있다.

이완종 경제부
이완종 사회경제부

최근 국토연구원에서 조사한 생애 최초 주택마련까지 걸리는 기간은 7.7년으로 2018년 7.1년 이후 가장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주거상황의 불안'은 결국 전반적인 부동산 가격의 인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이미 부동산 인상 도미노는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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