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칼럼] 이민우 편집국장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붙었다. 거리마다 "명절은 집에서 조용히 보내자"라는 현수막이 내걸리고 온 동네, 매스컴 마다 이구동성 '명절은 집에서'라는 분위기를 띄운바 있다.

이번 추석도 마찬가지로 정부와 시·군 일선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나서서 고향 방문을 자제하고 조용히 집에서 명절을 보낼 것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연초부터 불어닥친 코로나19로 인해 명절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번 추석도 귀성객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고속도로 통행료는 정상적으로 부과되며,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포장만 허용된다. 지역 곳곳에 산재한 추모공원이나 봉안시설도 제한 운영된다.

일 년에 두 번, 큰 명절인 설과 추석을 기다리던 부모들의 상실감이 클 것이다. 방역을 위한 마땅한 조치라고 이해는 하지만, 부모의 입장이나 자식의 입장에서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을 숨기기 어렵다. 3단계, 4단계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장되자 일부 자영업자들은 "하나를 빌미로 열 개를 덮는 형국"이라며 지속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국민들은 오로지 정부에서 지급되는 재난지원금에 기대하며 스스로 헤쳐 나갈 고민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 차례에 걸쳐 지급된 각종 재난지원금 지급도 수백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실로 엄청난 혈세를 쏟아 붓고 있는 것이다.

내년 3월은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으며 6월이면 지방선거다. 이상하게도 정부는 표를 의식해 선거전 재난지원금을 운운하며 각종 미사여구를 쏟아낸다.

골목경제는 더욱 심각하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추석 명절대목은 실종됐다. 노래방 사장들은 추석 대목에 대한 기대로 잔뜩 부풀어 있어야 할 시기에 생계대책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서야 했다.

아예 노래방과 식당 문을 닫아 놓고 인근 가게에서 일하거나 대리운전기사로 뛰고 있는 업주도 적지 않다. 더욱이 거리두기가 강화로 술자리가 제한되면서 업주들은 대리운전에서 음식 배달기사로 이리저리 옮겨 다니고 있다고 한다.

명절 연휴에는 자녀 교육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비대면 온라인 수업이 일상화되면서 우리 아이가 교육과정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많았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수업을 받다 보니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역 농민들의 사정도 벼랑끝으로 내 몰리고 있다. 충북원예농협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가)매년 명절에 농축산물 선물 상한액을 인상해 왔지만 명절에 임박해 결정되다 보니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많고 근본적인 해결책 없는 일시적인 대책이어서 시장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또 "이런 와중에 최근 권익위원회가 청탁금지법의 영역을 민간으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청렴선물 권고안'을 시행해 농업인들이 생산한 농·축산물의 소비를 크게 위축시키고 가격 폭락과 농가소득 하락을 유도해 가뜩이나 힘든 농업인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충북원협은 "우리 농·축산물이 수입과일과 수입나물, 수입고기 등에 밀려 명절 선물과 차례상마저 내준다면 언젠가는 우리땅에서 우리 농·축산물이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속에서 전방위 업계는 총체적인 난국에 빠져 있다.

이민우 부국장겸 사회·경제부장
이민우 편집국장

정부와 지자체는 백신 공급을 비롯해 소상공인 생계대책, 근로자 고용유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 등 지원을 강화하고 보완해야 할 것은 없는지 면밀히 살펴야 하며, 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구성원들이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번 추석에는 온 가족이 밝은 표정으로 모두 만나 보름달처럼 밝고 환한 설렘으로 가득한 명절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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