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교통·아동청소년 사무 12종 수행 지역맞춤형 정착
교통 과태료 부과로 확보된 재원 교통안전시설물 개선 투입
'우리동네 경찰관' 중산간 지역 치안 사각지대 해소에 일조
일원화 일괄 도입 역점사업 추진 '제동'… 현 체계 유지 필요

제주도 제주시 아라동에 위치한 제주자치경찰단. /권보람
제주도 제주시 아라동에 위치한 제주자치경찰단. /권보람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제주자치경찰단은 올해 1월부터 정부가 전국 공통으로 추진하는 일원화 자치경찰로 체질 개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원화 모델로 십여년 간의 축적해온 노하우, 사업의 연속성 결여 등을 이유로 내부에서는 '제주만큼은 이원화 모델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제주의 경험으로 성공한 다양한 사업들이 16개 광역지자체의 이정표가 돼야 한다는 근거에서다.
 

이원화 자치경찰의 성과

오광조 제주자치경찰단 기획홍보팀장이 제주자치경찰제의 성과와 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권보람
오광조 제주자치경찰단 기획홍보팀장이 제주자치경찰제의 성과와 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권보람

오광조 제주자치경찰단 기획홍보팀장은 2006년 처음 시행된 제주자치경찰제는 2018년 4월부터 본궤도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4단계에 걸친 확대운영을 통해 제주자치경찰은 국가경찰 268명을 파견 받아 제주전역에서 생활안전, 교통, 아동청소년 관련 사무 12종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교통과 지역치안 부문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거뒀다.

"제주자치경찰은 지난 3년간 교통사고사망사고를 정밀 분석해 사고요인행위 차단 및 시설보강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이를 통해 매년 80명 이상 발생하던 교통사고 사망자가 2019년에는 66명으로 떨어졌습니다. 교통분야 지역안전지수도 2020년 2등급으로 올라서는 등 지역맞춤형 교통정책이 안착됐습니다."

7월부터 새롭게 도입된 제주자치경찰단 순찰차 모습. /권보람
7월부터 새롭게 도입된 제주자치경찰단 순찰차 모습. /권보람

교통 과태료 부과를 통해 확보한 재원을 교통안전시설물 개선에 투입하는 지방자치와 자치경찰의 선순환 모델도 구축했다.

"제주자치경찰은 2020년 확보한 과태료 재원 56억원을 특별회계에 편성, 불합리한 교통시설물을 정비했습니다. 민식이법 시행에 따라 제주형 통학로 모델을 정립한 것도 제주자치경찰의 성과입니다. 도내 이원화된 어린이통학로 사무를 자치경찰로 일원화하고, 안전 전담팀도 신설해 보행자와 운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정비했습니다."

치안과 지방행정의 융합의 상징인 '우리 동네 경찰관' 제도 역시 제주자치경찰의 대표 성공사업 중 하나다.

"행복센터(치안+행정복합) 우리동네 경찰관을 도입해 중산간 지역 치안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지방행정서비스를 연계했습니다. 도내 2개소에서 서비스를 경험한 주민들은 '아주 만족한다(93.9점)'고 화답했고, 자치분권위원회와 행정안전부에서도 향후 전국에 확대 시행할 뜻을 밝혔습니다."

이밖에도 제주자치경찰은 주취자 응급의료센터 2개소를 운영, 2년간 1천300여건의 주취자 보호조치를 했다. 또 전국 최초로 통합유실물센터를 구축해 50% 안팎에 그치던 유실물 반환율을 70%까지 끌어올렸다.

 

일원화 자치경찰 전환

올해 1월 1일, 개정된 경찰법 시행으로 제주자치경찰은 하루아침에 기존 이원화 모델에서 일원화 모델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268명의 경찰 파견인력이 국가경찰로 돌아가면서 주요 역점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오랜 시행착오 끝에 이원화 모델이 안착했지만, 일원화 모델 전국 일괄 도입으로 제주는 오히려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기존 제주자치경찰단을 만들면서 도비와 국비가 상당히 투입됐는데, 제주자치경찰위원회가 추가로 생긴 셈인 것입니다. 우리나라 자치경찰 발전을 위해서는 이원화 체계가 잡혀있는 제주모델을 유지하는 것이 국가적 손실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오광조 제주자치경찰단 기획홍보팀장이 제주자치경찰제의 성과와 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권보람
오광조 제주자치경찰단 기획홍보팀장. /권보람

오 팀장은 제주모델이 현재 과도기 성격에 있는 자치경찰제의 비교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현 제주형 모델이 우수하고,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지역에 따라 다르게 변형 발전되는 것이 자치경찰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주모델이 있어야 일원화 자치경찰모델과 비교해 수정·보완·발전할 수 있습니다."

제주자치경찰은 자치경찰전국협의회 구성을 통해 '이원화 모델 유지'를 추진할 계획이다. 타 지역 자치경찰위원회 역시 제주의 이러한 주장에 동감하고 있다.

"16개 자치경찰위원회에서도 제주도의 이원화 모델 유지에 대해 뜻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자치경찰전국협의회를 통해 지역특성에 맞는 진정한 자치경찰이 만들어질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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