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남궁형진 정치행정부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국회의원(청주 상당)의 당선무효가 확정됐다. 공직선거법 혐의 등에 대한 자신의 1심 판결은 불복, 즉시 항소했지만 같은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회계 책임자의 항소 포기로 금배지를 단지 1년3개월 만에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게 됐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고졸 7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 비고시 출신 최초 1급 공무원과 국회의원 당선까지 거머쥐면서 '신화'로 불렸던 그로서는 자랑할 수 없는 '최초' 수식어가 추가했다.개인으로서 이번 상황은 인생 최대의 오점으로 남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지역과 주민이 받은 피해와 상처에 비할 바는 아니다.

당장 지역 발전을 위한 활동과 현안 해결에 나설 국회의원을 잃으면서 청주 상당구 주민의 피해가 예상된다. 정부 예산과 사업 유치를 위해 지역 정치인의 힘을 빌려야 하는 지자체 역시 답답한 상황에 놓일 수 있고 재선거 과정에서 투입될 막대한 혈세는 말할 것도 없다.

무엇보다 실망스러운 것은 그의 태도다. 수사 초기부터 당의 출두 권유를 무시한 채 업무 수행을 이유로 검찰 조사에 불응한 그는 체포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마지못해 검찰에 모습을 드러냈다.

21대 국회의원 중 처음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는 중에도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것은 물론 회계 책임자 등이 당선 무효를 목적으로 불법을 저질렀을 때 당선인 직을 유지할 수 있는 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셀프 구제법'이란 비판을 들었다.

남궁형진
남궁형진 정치행정부

당선무효형 판결을 받은 지난 27일부터 현재까지 사과와 입장 발표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모습에서 그가 생각하는 지역과 주민은 무엇인지 의문이 생긴다.

본인의 당선무효형은 아직 확정 되지 않았고 회계 책임자의 재판 결과는 다소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재판 결과에 따른 후폭풍과 자신을 지지한 유권자, 지역 주민을 생각한다면 늦었지만 우선 사과부터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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