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장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무섭다. 지난 18일 2천152명으로 정점을 찍고, 조금 감소세에 있다고 하더라도 네 자리 수 확진자수가 주는 위압감은 엄청나다. 충북도 연일 50여명에 가까운 확진자를 기록하며 누적 확진자가 5천명을 넘겼다. 확진자수가 주는 무게감은 제조업보다는 소상공인들이 보다 심하게 체감하는 것 같다.

청주상공회의소에서 조사한 3사분기 기업경기전망조사가 발표되었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101'로 집계되었다. 100이 기준치로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평균값 즉, 현상유지 정도는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백신접종이 하반기로 갈수록 많아져 집단면역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와 세계경제의 회복이 동반될 것으로 믿는 것 같다.

하지만 50일 넘게 지속되는 네 자리 수 확진자 발표는 지방정부로 하여금 거리두기를 강화하도록 옥죄고, 이 여파는 고스란히 소상공인이 짊어져야할 짐으로 남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답답한 상황이다. 뾰족한 해결책도 없이 단순히 인내만을 강요해야한다.

이럴 때 필요한 말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가 아닐까 싶다. 물론 전혀 위로가 되거나 도움이 되지 않는 말이라는 것을 안다. 다만, 상황이 어렵다고 자포자기 하거나 지나친 염려로 건강까지 해쳐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집단면역이 생기고 다시 사회가 제대로 작동될 때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바탕은 잃지 않아야하지 않겠는가. 중소기업 대표 중에는 불황에 설비투자를 늘리는 분도 있다. 비온 뒤 땅이 더 굳어질 것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다.

다른 얘기지만 지난 주에 직원들과 함께 내년에 시행하기 위한 새로운 사업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방정부의 예산은 보통 사업부서의 예산요구를 8월중에 받아 9월중에 예산을 작성하고 연말에 도의회에 예산심의를 받는 순서로 진행된다. 그렇기에 지금 내년도 사업을 고민해야한다. 코로나라고 해서 매년 해오던 사업고민을 내년으로 미루지 않았다. 35건의 새로운 사업아이디어를 발굴했고 도청의 담당부서와 협의할 것이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해 말 방문했던 한 기업에서는 직원들 워크숍 준비가 한창이었다. 연구개발이 중심인 기업이었고 연구인력 비중이 높은 기업이었다. 그래서 산업부나 중소벤처기업부의 연구개발 지원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기업이었다. 워크숍은 미리 편성된 분임조 단위로 내년도에 정부 공모사업에 제출할 연구개발 사업 아이템의 사업계획서 발표가 진행되는 것이고, 심사는 대표와 이사진이 담당하고 있었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대부분의 신규사업 아이디어는 대표나 CTO의 몫인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 일반 기업의 모습이지만 이 기업은 워크숍을 통해 신규 사업 아이디어를 찾아내고 있었다. 연말 워크숍을 미리 공지하고 해외연수 등 푸짐한 상품을 걸고 놓으니 직원들의 참여도 적극적이라고 한다.

기업입장에서는 정부예산지원을 받기위한 준비를 미리할 수 있어 사업선정확률을 높이는 작업이며, 동시에 연구개발비용을 절감하여 기업에 금전적으로 보탬이 되는 일일 게다. 이렇듯 상황이 어려워도 일상을 유지하는 평정심이 중요한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일상을 유지한 꾸준함이 힘을 발휘하게 될 테니 말이다.

그나마 다행히 소상공인의 손실보상을 제도화하기 위해 소상공인법 개정안이 공포되었고, 희망회복자금의 지원이 시작되었다. 지난 24일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8월부터 집행되고 있는 '희망회복자금'이 작지만 크게 타오를 '희망'의 불씨가 되려면 현재의 방역조치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얘기하고 이른바 '위드 코로나'를 준비해야한다고 했다. 또한 제1회 소담('소상공인을 담다'의 줄임말) 영화제 수상작을 소개하며 어려운 시기를 이기는 34가지 수상작에 담긴 코로나를 이기는 방법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판매방식을 디지털로 바꾸고, 가족과 단골 손님 등 사람들 간의 응원과 연대, 철저히 지키는 방역수칙과 같은 기본적인 것을 지켜나가는 일상이 코로나를 이기는 방법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 원장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 원장

'마부작침'이란 고사가 있다. 중국 당나라 시인 이백(李白, 701-762)이, 상의산 노파(老婆, 할머니)가 큰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드는 것을 보고 이렇게 물었다. "이렇게 큰 도끼를 바위에 간다고, 바늘이 될 수 있습니까?" 상의산 노파는 서슴치 않고 대답했다. "그럼, 그렇고 말고... 중간에 그만두지만 않는다면!" 보통 꾸준히 하면 어떤 일이든 이룰 수 있다는 말로 쓰이지만, 지금 시대에는 꼰대들이나 하는 고루한 말로 치부되기 쉬운 고사성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아주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간과하기 쉽다. ?도끼가 바늘이 될 때가지 포기하지 않고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

힘들고 어려운 시기다. 둘러싼 상황이, 환경이 아무리 힘들게 하더라도 우리는 주어진 우리의 일을 해나가야겠다. 다시 한 번 언급하지만 "분명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 그러니 소상공인들도 힘을 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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