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지구상 인간 중에는 꼭 필요한 쓸모 있는 일꾼과 어디에도 쓸모없는 훼방꾼, 그리고 있으나 마나 한 그런 투명인간이 있다고 한다. 철들어서 세상을 누구와 더불어 어떻게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많이 들려주던 이야기 중의 하나로 이른바 1/3의 법칙이다. 그러면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왔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가?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대개 선지선각자(先知先覺者)형과 후지후각자(後知後覺者)형 그리고 부지부각자(不知不覺者)형의 세 가지로 구분된다(쑨원 孫文)면서 허송세월하지 말고, 먼저 생각하고 이해하고 깨달아서 행동(實踐)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라고 한다. 남보다 먼저 깨달아 바르게 실천하면서 후·불각자(後·不覺者)들을 잘 이끌어가라고 일러준다.

베이컨(Francis Bacon)은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을 곤충에 비교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더라도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살아가는 거미 같은 중상모략 인간형과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는 않지만 오직 자기만을 위해 일하고 저축해 자기들만 먹고사는 개미 같은 자기중심 인간형, 그리고 자신의 이익보다는 남에게 도움을 주는 꿀벌 같은 사랑과 배려의 공생헌신 인간형으로 구분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람은 특정 방식 하나만으로 살아가지는 않는다. 이는 가정과 학교와 사회교육을 통해서, 그 스스로의 성찰로, 제3의 충격으로, 환경과 롤 모델의 전환이나 심지어는 시류에 따른 가치관의 변화 등으로 자신에게 이익이 되거나 불이익을 초래하지 않는 루트를 찾아 바꿔 타기 때문이리라. 어쩌면 외곬으로 한우물만 파서 값지고 보람찬 삶을 영위하는 이들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삶의 방식 선택이나 어떤 유형의 인간이 되느냐는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주변인들의 판단으로 인위적으로 조정될 수도 있겠으나 자신의 줏대 있는 삶보다 남의 정신에 이끌려 살아가니 마음에 차지 않으면 변절하는 게 다반사다. 그것은 그가 만든 그의 인간형이기에 누가 간섭을 해도 방향 돌려 잡아지기는 그렇게 쉽지 않다. 이미 굳어버렸음이다.

사람 수만큼이나 다양한 인간형은 상상으로 꾸며질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여러 사람의 실천을 통해서 경험한 것들이니 진리에 가깝다. 그러나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공통으로 적용될 수 있는 처세술은 아니므로 선택자의 적성과 능력에 적합하지 않을 때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다.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어떤 형태의 인간형이든 그 속에는 반드시 삶에 대한 그만의 독특한 꿈이 깃들어있다. 그 꿈(目標)을 실현하기 위해 여러 단계로 크고 작은 구체적인 실천계획이 잘 짜여있다. 이제 실행만 하면 소중하게 간직하고 정성들인 꿈이 실현되는 것이니 어쩌다 걸림돌이 있어 쉬어가더라도 포기하지만 않으면 틀림없이 그의 땀과 노력으로 꽉 찬 인간형이 완성될 것이다.

매사에 적극적이며 긍정적이고 배려할 줄 아는 꿀벌 같은 사람이 많지는 않다고 한다. 30% 정도인 이들이 지혜와 힘과 용기와 노력으로 쓸모없는 훼방꾼이나 있으나마나한 존재들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 쓰임새 있는 요긴한 존재로 재탄생시킨다. 이 또한 꿀벌답지 않은가?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