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사위 이재명 '대세론'으로 '조직력'의 이낙연 압승
민심 따라간 당심… 과거 접고 본선 경쟁력 택한 경선
〔중부매일 김홍민 기자〕더불어민주당의 첫 순회 경선 지역인 충청권에서 충청사위를 자처하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낙연 전 국무총리에 압승을 거두면서 '대세론'이 '조직력'을 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지켜온 이 지사는 지난 4~5일 진행된 대전·충남, 충북·세종 지역 경선 투표에서 연속 과반 득표율로 쾌조의 2연승을 거뒀다.
이 지사의 충청권 누적 득표율은 54.72%. 이낙연 전 대표는 28.19%에 그쳤다.
이번 경선의 열쇠는 대의원에 비해 절대 다수인 권리당원이 쥐고 있었다.
충청권 경선의 투표 참여 선거인단 3만8천463명 중 3만7천193명(96.70%)이 권리당원이었다.
권리당원 득표율을 보면 이 지사는 대전·충남에서 55.21%, 충북·세종에서 54.94%를 각각 기록했다.
친문 강성 지지층이 이 지사에 대한 앙금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한 상태에서 충청권에 큰 기반이 없는 이 지사에게 당심이 쏠린 것은 본선 경쟁력을 감안한 전략적 투표 성향이 나타난 것이란 분석이다.
조직 면에서 강세를 보여 온 이 전 총리 측은 그간 여론조사와는 다른 경선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결과는 이런 기대와는 달랐다.
이재명 지사 측 변재일 공동선거대책위원장 겸 충청권 선거대책위원장은 6일 이 지사의 승리 요인으로 "권리당원들이 변화와 혁신을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면서 정권 재창출의 기대가 크지만 부동산, 공정문제, 실업 등 우리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화를 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새로운 변화를 실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이재명 후보에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총리 측 이장섭 전략기획본부장(충북도당위원장)은 패인에 대해 이날 "조직이 대세·여론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 다시 한번 증명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역대 큰 선거에서 조직으로 결과를 좌지우지 못했다"며 "여론의 흐름을 절감했다"고 토로했다.
다만 "조직력이 작용한 것은 대의원 투표에서 9표차로 진 것"이라고 언급하고 "대세 흐름에 졌다"고 했다.
정가 관계자는 이번 충청경선 결과에 대해 "온라인으로 의사소통이 활발한 상황에서 절대다수의 권리당원들이 일부 선출직 정치인들에 의해 장악되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조직으로 정치하는 시대는 끝났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