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사고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 중부매일
  • 승인 2021.09.1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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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시론] 조성 충남연구원 충남재난안전연구센터

지난달 11일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차된 차량 666대가 불타고, 차량 소유주 1명이 중상을 입는 피해가 있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사고의 원인은 출장세차를 하는 스팀세차 차량의 폭발이 시작이었다고 한다. 심야 시간대 지하주차장에서 종종 세차업체가 일하는 것을 보기도 하고, 더러 광고지가 차량에 꽃혀 있을때는 '한번 이용해 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세차 방법을 유심히 보지는 않았다.

사고의 원인이 정확하게 조사된 것은 아니지만 사고 보도가 있은 후 전국의 아파트에서 세차 금지령이 이어졌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도 스팀세차 차량 출입을 금지하는 안내문이 게시 되었다. 주민들이 불안을 가지게 되니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이같은 결정을 하게 되는 것을 막을수는 없다. 통상 아파트 출장세차는 입주자대표회의 등을 통해 가능여부가 결정된다고 한다. 더러는 입찰을 통해 계약을 하고 아파트 측에 영업비 조의 월간비용을 내고 차주에게 횟수를 정하고 회당 2~3만원을 받으며 세차를 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화재 위험이 없는 업체들도 억울하지만 부정적인 시선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출장세차를 이용하는 사람이 전체 주민에 비해 소수이기도 하고, 업체가 보험가입이 되지 않은 영세업체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피해에 대한 우려와 불만을 가지는 주민들을 제지하기도 힘들다.

다시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지만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니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수학여행을 금지토록 한 일이 겹쳐진다. 사고가 발생하면 우리는 대부분 '왜 그랬어?' 하는 원인에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진다. 그 후에는 '원인 자체'를 소거시키면 사고가 일어나지 않고, 피해가 생기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갖고 원인되는 일을 모조리 단죄해 버리고자 한다. 이러한 접근은 사고의 반복을 막기 위함이라기 보다는 그저 화풀이, 즉 분노할 대상을 찾아 전가하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사고는 발생하면 피해를 남기고 더러는 그 피해라는 것인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그래서 사전에 발생을 차단하는것은 언제나 중요하다. 하지만 모든 사고를 막아내는 것은 안타깝게도 불가능하다. 그런의미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사고의 원인이라는 것은 '진짜'사고 원인과는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고, 이런 헛다리 짚기는 사고의 교훈을 낭비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천안 아파트 화재 사고 화면을 보면 최초 원인으로 지목된 출장세차 승합차 자체에서 불이 난다. 그런데 의문스러운 것은 아파트 내부에서 차량이 666대가 불에 타도록 소화 장비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떠한 원인으로 든 화재가 발생한다면 그 불길이 확산되기 전에 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이유에서 만일의 화재에 대비해 건물과 주택마다 소방설비를 갖추도록 하고 있다. 그만큼 피해 확산을 막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용을 줄이기 위해 법적인 최소한의 설비와 성능을 제공할 뿐이다. 비단 업체나 건물주 만의 문제는 아니다. 안전을 대하는 우리 각자는 일상생활에서 화재 경보가 울리더라도 오작동이겠거니 생각하고 흘려버리지는 않은가? 오작동이 많다고 경보기나 스프링클러를 꺼두기를 바라지는 않는가? 소방점검이나 안전점검도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진짜' 안전한지의 문제가 아니라 법적인 요건만 갖추면, 처벌하지 않을 근거만 있으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에 멈취서 있다.

조성 충남연구원 충남재난안전연구센터
조성 충남연구원 충남재난안전연구센터

모든 사고의 원인은 분명히 제대로 규명되어야 한다. 그래야 다음 사고를 하나라도 줄일 수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사고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이 변화하지 않으면 '진짜' 원인에 도달하지 못하고, '진짜' 대책도 실천될 수 없는 점을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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