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황진현 내포·홍성주재 부장

길이 6m, 너비 70~80㎝ 크기로 50㎝ 간격의 발판이 있는 사다리는 사물과 사물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위기상황에서 사람의 목숨을 지탱하기도 한다. 지난 2015년 개봉한 산악영화 '히말라야'에는 사다리에 의지해 빙하가 갈라진 틈을 건너는 장면이 나온다. 또 2019년 개봉한 '에베레스트'에서도 사다리로 협곡을 건너는 구출장면이 나온다. 영화에서 사다리는 단순히 장비로써가 아닌 이들의 목숨을 지탱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인생을 바꿔놓는데는 유형의 사다리만 있는게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희망을 주는 사다리도 있다.

교육부는 16개 시도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실시한 '2021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전수조사)' 결과를 지난 5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 4월 5일부터 30일까지 온라인으로 해당 학년 재학생 전체인 약 387만 명에 대해 이뤄졌으며 이 중 88.8%인 344만 명이 참여했다. 학생 1천 명당 피해 유형별 응답 건수는 언어폭력이 7.4건, 신체 폭력은 2.2건으로 각각 작년보다 2.5건, 1.0건 늘었다.

황진현 내포·홍성주재 부장
황진현 내포·홍성주재 부장

충남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초등 4학년부터 고교 2학년 학생 15만 3천7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피해 응답자가 2천20명(1.3%)으로 전년 대비 468명(0.1%) 증가했다. 폭력 유형별로는 언어폭력 40.9%, 집단따돌림 15.1%, 신체폭력 12.9%, 금품 갈취 6.7%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언어폭력은 지난해(32.7%) 보다 8.2%p 증가했다.

학교폭력 피해자가 받는 상처는 평생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로 남는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학교문화 조성과 캠페인 등 해마다 교육당국에서는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별반 달라지는 게 없어 보인다. 지금이라도 사후약방문식의 관리가 아닌 선제적인 예방에 힘써야 한다. 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어떤 사다리를 건네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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