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김영주 보은여고 수석교사

탈출, 도전, 어울림, 기쁨, 삶의 활력소, 설렘, 안식처, 배터리, 힐링, 숲속 산책, 영양제, 심쿵, 심금을 울리는 메아리, 휴식, 친구, 아침햇살, 품격, 기분 전환, 함께여야 가능한 일, 전율, 호흡, 소원, 숨과 쉼, 조화된 목소리, 함께 하는 기쁨, 종합선물세트….

내가 7년째 지휘하고 있는 충북교육청 교육사랑합창단원들의 '나에게 합창이란?'에 대한 답변이다. 지난 9월 9일 우리 합창단은 제17회 정기연주회를 가졌다.

이 시국에, 다른 일도 아닌 합창을 한다는 것에 대한 염려, 작년에도 계획했던 연주회를 결국 미루고 말았던 것에 대한 걱정으로 매일 확진자 수를 확인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팜플렛이 나온 후에도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었다.

드디어 연주회 날이 오고, 기적과도 같이 막을 올리게 됐다. 주제는 '그리움, 위로 그리고 희망…'.

금빛 드레스와 연미복을 차려입은 첫 번째 무대는 그리움을 담은 우리 가곡들로 꾸몄다. '꿈꾸는 섬', 김소월의 '못잊어', 반주가 특히 멋진 '별이 되어 남은 사랑', 윤학준 연구사의 작품 '마중'을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를 곁들여 아름답게 노래했다.

남색 드레스로 갈아입은 두 번째 무대는 엄마 품을 느끼게 하는 '섬 집 아기', '네모의 꿈', 트로트의 영웅이 부른 '바램'을 위로하는 마음으로 노래하니 지휘하는 나도 뭉클해지는 무대였다.

그리고 클래식 곡 16개를 짤막짤막 조금은 코믹하게 엮은 '클래식 메들리'를 안무를 곁들여 노래했다.

마지막 무대는 빨,주,노,파,남색의 티셔츠로 희망을 상징하는 무지갯빛 무대를 연출하며 'I have a dream''Tomorrow''Memory', 'Do you hear the people sing?', 'Climb every mountain'을 통해 세상의 희망을 넘어 교육의 희망을 플루트의 화려한 음색과 대북을 함께 넣어 연출해 보았다.

김영주 보은여고 수석교사
김영주 보은여고 수석교사

불가능할 것 같았던 줌(Zoom)을 통한 연습을 거쳐 겨우 2개월여를 현장에 모여 연습하고, 마스크를 낀 채로 최소한의 관객을 모시고 올렸던 올해의 합창 무대. 그렇다. 합창은 함께여서 가능했던 도전, 탈출, 전율, 기쁨, 품격을 담은 종합선물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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