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김미정 세종·정부청사 담당 부장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국회 세종시대가 마침내 열렸다. 행정수도 이전을 본격 논의한지 20년만에 얻은 결실이다. 그 역사를 만든 순간에, 세종시가 속한 충청권에서는 뜨거운 지지를 보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충청권 국회의원 27명(청주상당 의원직 상실로 제외) 중 18명만이 찬성표를 줬다. 특히 충북은 전체 7표 가운데 찬성이 3표에 그쳤다.

지난 9월 28일 국회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 표결 결과 지역구 국회의원 수 대비 찬성 투표 인원은 충북 7명 중 3명, 충남 11명 중 8명, 대전 7명 중 5명, 세종 2명 중 2명이었다.

예상대로일까? 예상밖일까? 충청권에서 찬성표가 18표밖에 나오지 않은 것은 '예상밖'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반대표는 없었지만 27명 중 1/3인 9명은 아예 본회의에 출석하지 않아 사표(死票)를 만들었다. 법안 표결은 국회의원의 4대 임무 중 하나로 불참 자체도 비난받아야 한다. 이날 법안은 전체 297명 중 185명 재석에 찬성 167명, 반대 10명, 기권 8명의 압도적 지지로 통과됐다.

'충청권 찬성표 18표'는 특히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이 논의중인 마당에, 지역현안이 있을 때마다 대전·세종·충북·충남 4개 시·도가 끈끈한 공조체계를 보여왔던 터에 다소 의아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세종의사당 건립에 따른 파급효과가 교통, 도로 위주로 충청권으로 확대될 게 뻔한 데 말이다.

표결을 좀더 들여다보면 특히 충북이 인색했음이 드러난다. 충북 7개 지역구(청주상당 제외) 중 찬성이 3표로 불참(4표)보다도 적었다. 국민의힘 소속 이종배(충주), 엄태영(제천단양), 그리고 공공공사 특혜수주 의혹으로 국민의힘에서 탈당한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이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5선 변재일(청주청원) 의원도 불참했다. 민주당 소속 이장섭(청주서원), 도종환(청주흥덕), 임호선(증평진천음성) 등 3명만 찬성표를 던졌다.

충남에선 11개 지역구 중 김태흠(보령서천), 이명수(아산갑), 홍문표(홍성예산) 등 국민의힘 의원 3명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고 정진석(국민의힘·공주부여청양) 국회부의장을 비롯 8명은 모두 찬성표를 줬다. 대전에선 7개 지역구 중 박영순 (민주당·대덕) 의원이 출석하지 않았다. 박 의원은 코로나 확진자 접촉으로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법무부장관인 박범계(민주당·서구을) 의원은 불참이 부득이했다. 박병석 국회의장(민주당·대전서구갑)을 비롯한 나머지 5명은 모두 찬성표를 보냈다.

김미정 기자
김미정 세종·정부청사 담당 부장

이춘희 세종시장은 법안 통과 다음날 브리핑에서 "550만 충청인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준 것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큰 힘이었다"며 "대전, 충남, 충북 지역민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충청권'을 강조했다.

국회세종의사당 건립은 국가균형발전의 첫 발이자 행정수도 완성을 향한 첫걸음이다. 여·야, 보수·진보, 지역을 따져 편을 가를 사안이 아니다. 국회 세종시대를 여는 데 충북은, 충청권은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뒤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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