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온통 '대장동'이다. 내년 3월 9일은 대한민국 제 20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여당 대통령 후보자로 나선이들 중 현재 1위를 달리는 대선 주자에 대한 야당의 공격이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한 비리의 주범이라고 몰아세우며 집중공세다. 야당의 대표 주자에게는 공수처가 수사 중인 고발사주 의혹사건에 연루되었다며 공격하는 여당 측의 예봉이 날카롭다. 두 사건 모두 수사기관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기는 하다.

정치권 주장의 특징은 진영 논리로 자신의 떳떳함을 표방하고 상대 진영은 온갖 추악한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몰아세운다는 것이다. 각 진영의 주장으로는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지 뭐가 진실인지 알 수 없다. 심지어는 언론조차도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보도하고 있으니 보통 사람으로서는 사실과 진실에 접근하는 일이 어렵기만 하다. 그러니 자신이 보수이면 보수의 주장을 믿고 자신이 진보라고 여기는 이는 진보의 주장을 믿는 형국이다. 그러하기에 여야의 1위 후보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아무리 큰 비리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고 터져 나와도 굳건하게 1위를 유지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 주자 중에서 될 사람을 밀어야 한다는 주장이 먹히고 있다. 될 사람이란 현재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사람을 말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될 사람을 밀어야지'라는 중의 속에 자신의 선택이 헛선택이 되지 않게 하고자 하는 심정이 은연 중 작용하여 바른 선택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또한 각 대선주자들의 진영에는 홍보를 담당하는 전문가들이 포진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이 쏟아내는 전략이든 후보자가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이든 선동하는 문장으로 포장되어 유권자의 주변을 난무하고 있다. 아마도 그들은 나치 독일의 선전장관 파울 요제프 괴벨스의 선동에 대한 말을 신봉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마치 요즘 여야가 쏟아내는 상대 진영에 대한 공격성 발언들을 보면 괴벨스가 한 말이 참 잘 들어맞는 것 같다. '선동은 문장 한 줄로도 가능하지만 그것을 반박하려면 수십 장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반박하려고 할 때면 사람들은 이미 선동 당해 있다.' 이는 선동은 선거일까지만 유지되면 된다는 생각이리라, 그러고 나서 승리하고 나면 모든 건 파묻히고 새로운 질서가 자리 잡게 된다고 믿는 것이다. 얼마나 무책임한 짓인가. 이 나라와 국민은 수렁에 빠지고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지든 상관없다는 태도다. 이기면 살아남는 것이고 지면 죽는다는 한 가지 생각만 존재하는 듯하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당내 경선의 주자들끼리도 서로 치고받는 정도가 죽기살기식이다. 그러니 대선이 끝나고 나면 대통령의 권한으로 부여하는 감투가 대부분 자신의 선거 진영에서 핏대를 올렸던 사람들에게 돌아간다. 같은 당의 다른 경선 캠프에 몸담았던 이들은 다른 당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은 처지로 홀대를 당한다. 지금껏 그러한 행태가 반복되는 것을 보아왔기에 더욱 그럴 것이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라면 이 나라 국민을 분열시키더라도 당선되는 게 먼저라는 생각이 아니라 헌법 제 1조 1항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기치 아래 모든 국민이 힘을 모으도록 해야 한다. 국민을 내 편과 네 편으로 갈라 세우려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일반 유권자들이 현명해지는 수밖에 없다. 대선 주자들이 주장하는 소리를 한 걸음 떨어져서 들어보고 생각해 보자. 과연 상식적인 이야기인가, 과연 주장하는 바를 실현하려면 어느 정도의 재정이 필요한가, 그런 재정은 누구의 세금으로로 이루어지는 것인가, 우리 후손에게 빚으로 물려주게 되는 것은 아닌가를 곰곰이 따져볼 일이다.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지금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대선 주자들은 나 이외는 모두를 공격대상으로 삼는 이전투구의 양상을 보이며 싸우고 있다.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건설하겠다는 공감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했으면 좋겠다. 국민은 답답하기만 하다. 그래도 어쩌랴, 최선이 아니면 차악이라도 선택해야 하지 않겠는가. 결국 대한민국의 운명은 국민에게 달려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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