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19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 트레일러 캡처 화면.<br>
2019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 트레일러 캡처 화면.<br>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의 개막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국내 유일의 무예액션 장르 영화제라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크지만 지역에서조차 관심도는 그리 높지 않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상적인 행사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제는 주목을 받을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무예라는 영역이 새로운 산업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데다가 영화는 문화활동의 큰 축으로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의 문화자산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미래산업으로서 영화의 위상은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영화제가 열리고 있고, 더 늘어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확인된다. 잇단 세계무대 수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K-무비'는 드라마로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으며 일부 감독과 연기자들은 이미 국제적인 명사가 됐다. 우리나라 영화산업만으로도 국내 유일 영화제의 성장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는 얘기다. 더 나아가 세계적으로도 무예액션 영화제는 희소가치가 있다. 무엇보다 아직도 시작 단계지만 지금까지 일군 무예충북의 이미지를 살리면서 이를 활용할 수 있다.

오는 21일부터 닷새간 청주 문화제조창 등에서 펼쳐질 이번 영화제는 지역 문화예술 측면에서도 눈여겨 볼만 하다.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코로나19로 인해 체험이 빠진 채로 진행돼 아쉬웠던 참여면에서 영화제는 제 역할이 가능하다. 물론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는 행사의 무산은 어쩔 수 없지만 일부 오프라인 상영을 포함해 모처럼 문화생활을 만끽할 수 있다. 게다가 영화는 온라인으로 즐기기에 다른 어떤 장르보다 적합하다. 공통된 장르의 영화 60여편이 수놓는 축제의 장을 직접 향유할 수 있음은 큰 덤이다.

무예를 주제로 한 세계적 영화제로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한다면 국내 영화계에서 청주의 입지는 단단하게 구축된다. 이는 영화산업 생태계 진입이라는 지역의 요구와도 맞아 떨어진다. 관련된 무예산업으로 파장이 확산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당장은 수년째 계속된 노력에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세계무예마스터십 등 무예행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예에 대한 인식, 무예산업에 대한 기대가 선순환을 일으켜 더불어 성장할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지역발전의 기폭제 역할을 기대할 만하다.

이달말 열릴 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에 대한 우려가 적지않은 게 지역의 현실이다. 온라인 대회로 치르는데도 예산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는 그만큼 앞서의 행사들이 신뢰나 기대를 주지 못했다는 말이다. 무예행사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인식된다면 이를 개선하는 게 우선이다. 이런 과제를 푸는 데 영화제는 매우 효과적이다. 백번 양보해 무예충북을 향한 걸음이 멈춰진다고 해도 영화제만큼은 오래도록 빛을 낼 수 있다. 국제무예액션영화제를 주목해야 하는 까닭은 이처럼 후속편이 예고될 정도로 차고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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